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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은 어떻게 발달하는가 ㅣ 부글 클래식 boogle Classics
칼 G. 융 지음, 김세영.정명진 옮김 / 부글북스 / 2015년 10월
평점 :
인격은 어떻게 발달하는가
칼 구스타프 융 지음/ 김세영·정명진옮김/부글/2015
목차
1장 어린이가 겪는 정신적 갈등
2장 어린이의 발달과 교육
3장 분석 심리학과 교육
4장 영재 아이
5장 개인적 교육에 무의식이 중요한 이유
6장 인격의 발달
7장 심리학적 관계로 본 결혼
인격의 발달과정을 찾으려 시도하는 과정에서 융은 어린 시절부터 더 나아가 탄생에 대한 호기심의 해결에서 시작했다. 숨기거나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는 부모에 대해 낙심한 어린이는 부모를 관찰하고 떠보면서 스스로 생명의 탄생과 그 기원을 알아간다. 융은 정신분석의 기반인 프로이드와 처음부터 인간에 대한 이해가 달랐다.
무의식을 이야기한 프로이드는 인간의 모든 잠재력과 문제에 대한 근원을 무의식에서 찾으려 했다. 융의 무의식은 의식의 어머니였다. 융이 말하는 의식이 생겨나는 길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감정적 긴장이 극에 달하는 순간이다. 다른 길은 명상의 상태이다.
유아기 초기의 기억은 ‘개인무의식’의 유아기층을 형성한다. 그리고 조상들의 삶의 산물로 물려받은 ‘집단무의식’의 비개인적인 층이 있다. 이러한 집단무의식은 꿈에 영향을 미친다.
다루기힘든 아이들을 다뤄야하는 상황에서는 굳이 집단무의식을 다루는 등의 심리학적 지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아이들에게는 단순성과 상식이 필요하다. 분석지식은 교육자인 나 자신의 태도를 바로잡는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 융은 아이들은 선생의 개인적 결점을 너무 정확하게 탐지하는 본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아이들은 진실한 것과 거짓된 것을 잘 구분한다. 선생은 자기 자신의 정신적 조건을 잘 살펴야 맡겨진 아이들이 삐딱하게 나갈 때 문제의 원인을 재빨리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선생 자신이 악행의 무의식적 원인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마인드맵 수업을 거부하는 아이가 있었다. 다른 공부는 잘 한다는 아이인데 유독 마인드맵 수업을 하기 싫어해서 그럼 하지말라며 내보냈었다. 몇 주뒤 아이들의 부모를 모시고 마인드맵을 소개했다. 어머니의 반응은 뜨거웠다. 아이들이 잘 따라주기를 바라는 모습이었다. 수업을 하기싫어한 아이의 어머니는 아이가 수업을 듣지않으려는 상황을 안타까워하셨지만 아이의 뜻을 존중해주겠다고 하였다. 결국 아이의 문제는 다시 내 몫이 되었다.
나는 이제까지 마인드맵 수업을 생각해보았다. 마인드맵을 잘 따라하는 아이들은 주로 여학생이었고, 9명중 7명이 여학생인 가운데 남학생은 마인드맵을 싫어하는 이 아이와 4학년 형이었다. 여학생과 같이 있는 것을 유독 싫어한다는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보니 또래 아이들과 사귀면서 남남여여 현상을 심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수 있었다.
다음 시간에 이 아이를 여학생과 분리하여 수업할 수 있게 하였다. 마인드맵을 그리고 발표하는 모든 과정에 교사로 개입하느라 내가 다녀야하는 동선은 길어졌지만 마인드맵을 싫어하던 아이가 마인드맵을 그리고 대하는 태도는 확연히 달라졌다. 그리고 수업이 마친후 “안녕히 계세요” 라고 처음으로 인사하였다. 아이에게는 마인드맵이 불편한 존재가 아니라 같이 수업하는 환경이 불편했던 것이었다.
융은 교육자라는 표현을 넓은 의미로 쓰고 있다. 모든 교육자는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것을 삶을 통해서 스스로 직접 실천하고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해야 한다. 심리치료에서 결국 치료의 효과를 발취하는 것은 지식도 기술도 아니고 의사의 인격이다. 교육도 마찬가지로 교육은 자기교육을 전제로 한다.
영재아이에 대한 특별교육은 반대하였다. 아이들은 저마다 특별한 재능이 있기 때문에 한 분야에 탁월한 모습을 보인다하여도 다른 분야는 약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함께 어울리며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발전시키면서 타인의 재능을 인정하는 겸손한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고 보았다. 특히 가슴의 재능이 있는 아이가 교사가 되는 것이 이롭다고 하였다.
사람들은 훌륭한 선생은 높이 평가하는 마음으로 되돌아보지만, 인간적인 감정을 건드렸던 선생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되돌아본다. 교과과정도 아주 필요한 요소이지만, 온기는 자라나고 있는 식물과 아이의 영혼에 결정적인 요소이다.
융은 교육은 세종류가 있다고 했다. 본보기를 통한 교육, 집단 교육, 개인적교육이다. 개인적 교육은 아이의 특별한 개성을 끌어내는 방법이다. 개인의 상황이 어떠하든지 무의식의 영역을 의식의 영역으로 끌어내려면 아이의 가정생활을 철저히 알아야 한다. 그리고 외적 원인들이 아이의 심리에 어떤 종류의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 꿈을 분석하는 방법이 있다.
인격이 발달한다는 것은 성인의 내면에 있는 아이가 완성되지 않은 채 보살핌과 주의, 교육을 요구하고 있음을 말한다. 융은 ‘인격은 평생에 걸쳐 여러 단계를 느릿느릿 거치며 발달할 수 있는 하나의 씨앗이다’라고 했다. 확고함과 전체성, 성숙이 없는 인격은 있을 수 없다. 이 세가지 특성은 아이에게 기대할 수도 기대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특성이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강탈해버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란 아이는 미성숙한 애어른이 된다. 부모의 理想(이상)은 부모가 스스로 자기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부모의 실패를 성취하려 애쓰는 교육적 괴물을 낳는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인격이라는 씨앗이 없는 경우에 그것을 훈련시키지 못한다. 그리고 충만한 삶의 과실로 인격을 성취할 수 있는 사람은 아이가 아니라 어른이다. 인격의 성취란 개인의 인간 존재를 최대한으로 발달시키는 것이나 다름없다. … 인격형은 생물학적, 사회적, 영적 측면에서 평생을 요구한다. 인격은 살아있는 존재가 타고난 특질을 최재한 구현하는 것이다. 인격은 삶 앞에서 대단한 용기가 요구되는 행위이며, 그 개인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을 절대적으로 확신하는 것이며, 또 자기 결정의 자유를 최대한으로 누림과 동시에 존재의 보편적 조건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는 것이다.
인격의 발달은 자기 자신의 존재의 원칙에 충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이 의식적으로, 도덕적으로 고민을 깊이 하면서 자신의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절대로 인격이 발달할 수 없다. 인과적 동기, 즉 필연성 뿐 아니라 의식적인 도덕적 결정이 인격을 구축하는 과정에 힘이 있어야 한다. 필연성이 없다면 인격의 발달은 의지의 곡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도덕적 결정이 결여되어 있다면 인격의 발달은 무의식적인 기계적 행위나 다름없을 것이다.
인격자는 소명을 믿는다. 소명을 가진 사람은 영혼의 목소리를 듣는다. 개인은 전체로서 민족의 일부이며, 전체를 움직이는 힘에 다른 사람들만큼 휘둘리게 되어 있다. 인격자가 소명에, 그 목소리에 귀기울이면 그는 집단으로부터 분리되고 고립된다. 왜냐하면 내면으로부터 자신에게 명령하는 법에 복종하기로 결심하게 되기 때문이다.
인격의 문제는 인간을 넘어서는 영역, 즉 어떤 신성한 이름으로 알려진 영역에 속하는 것처럼 보인다. 여기서 확인되듯이, 나역시 “내면의 목소리” 즉, 소명에 기대야 했고, 그것을 ‘막강하고 객관적인 정신의 요소’로 정의했다.
(중 략)
위대한 인격자가 사회가 해방되고, 구원받고, 변화하고, 치유하는 데 이바지하듯이, 어떤 사람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인격의 탄생도 치유의 효과를 발휘하낟. 그것은 마치 늪지대를 느리게 흐르던 강이 돌연 원래의 강줄기를 발견하거나 씨앗을 누르고 있던 돌이 어쩌다 옮겨져 그 아래의 씨앗이 자연스런 성장을 시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나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