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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간다 - 부모를 위한 육아능력 향상 프로젝트
박수경 지음 / 작은씨앗 / 2010년 3월
평점 :
컴맹인 난 인터넷을 할때면 항상 정해져 있는 것만 잠간씩 하고 끈다. 사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컴맹이라는 핑계 보다는 기계치에 가깝다. 컴퓨터에 살짝 바이러스만 들어와도 어찌해야 할 지 난감해서 바로 꺼버리고, 휴대폰, 카메라, tv리모컨등 기본적인 동작 외에는 전혀 알지 못한다. 알려고 해도 뭔가 복잡한 생각이 들어서 알려고 들지도 않는 것 같다.
대신 손과 몸으로 하는 일은 제법 잘 해내는 편인 것 같다. 망치질이나, 설겆이...등등.
그런 내가 네이버에 생활게임이 있는지도 이번에야 알게 됐다. 이 책을 통해서..., 이젠 당연한 코스로 컴퓨터를 켜게 되면 잠시라도 생활게임을 하고 넘어가게 됀다. 재미와 더불어 영어 공부도 할 수 있다는 장점. 영어 표현 맞추기등 영어로 문제가 나온 것도 있어서 영어 울렁증인 내게 요긴한 코너이기도 하다.
이번에 우연히 보게된 <엄마가 간다>는 솔솔한 재미가 가득한 책이었다. 삽화가 곁들여진 육아서는 이미 봐온 적이 있지만, 이렇게 만화와 객관식 문제로 육아를 알려주는 육아서는 처음이다. 육아를 하면서 엄마라면 누구나 겪어 봄직한 사례들로 문제를 만들어서 해답을 알려준다. 그 해답 뒤에는 적절한 부연설명과 함께 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난 책을 볼때 손가락에 펜을 끼우고 읽는 습관이 있다. 책에 낙서를 해 가며 읽다가 내용이 마음에 들거나 좋은 구절이 나오면 다시 한 번더 써내거나 밑줄 치는 버릇이다. 그런 내가 <엄마가 간다>를 읽으면서 신나게 밑줄 쫙 치거나 문제들을 풀면서 책의 앞뒤를 왔다갔다하며 열심히 열공모드에 빠져 든 모습이 딸아이의 눈에 신선한 자극이 되었나 보다. 금새 딸아이도 책을 하나 들고와서는 뭔가를 열심히 끄적거리고 있는 것이었다. 이래서 아이는 보고 배우는 것이 아주 중요하구나를 다시 한번 새삼 깨닫으면서 흐믓한 미소가 지어졌다.
이미 여러 권의 육아서들을 읽어 본 적이 있다. 머리에서는 정리가 되고 알고 있지만, 상황에 맞게 실천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엄마도 한 인간인지라 화가나고 참지 못할때면 아이에게 보이지 말아야 할 모습들을 수차례 보여주고 말았다. 그런 이유에서 육아서들을 읽고 또 읽으면서 엄마가 바뀌기를 간절히 바랐나 보다. 머리 속에는 해박한 육아 지식들이 가득 했지만, 정작 생활 속에서 적용하지 못하는 내 자신을 볼 때면 그 괴리감에서 더 허우적 거리며 힘들어 했던 듯하다.
그래서 이젠 <엄마가 간다>를 끝으로 육아서들과는 안녕을 하고 싶다. 그때그때 문제에 맞딱뜨렸을때 내게 혼돈이 오면 <엄마가 간다>를 펼쳐보고 명쾌한 해답지를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읽어 본 육아서들과는 다르게 구구절절한 얘기가 아니라 사례를 통한 명쾌한 대답처럼 육아 멘토링이 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엄마가 간다>를 읽으면서 또 하나의 좋은 방법을 생각해 냈다. 아이를 기르면서 말하는 것 못지않게 듣는 것도 중요한데, 아이는 잘 듣고 있는지 의문이 갈 때가 종종 있다. 예들면, 아이의 이름을 몇번을 불러도 대답이 없는 경우나, 한 참을 설명하고 얘기해 줬는데도 불구하고 아이는 동문서답 할 경우...이럴때 난 아이가 내 말을 잘 듣고 있는 건가하는 의문이 생긴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은 아이에게 무얼하나 설명할때는 장황하게 얘기하는 것보다 생활의 게임처럼 객관식의 문제형태로 얘기를 해주는 것이다. 아마도 처음엔 이런 형태의 말에 아이가 적응이 힘들겠지만, 쭈욱 하다보면 아마도 듣는 훈련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재미있을 것 같다. 유치원에서 돌아올 아이를 마중나가서 돌아 올때 문제를 내 봐야 겠다.
'펭귄은 어떻게 걷나요?'
1. 껑충껑충
2. 나폴나폴
3. 뒤뚱뒤뚱
4. 엉금엉금
이런 식으로 말이다.
기대가 된다.
아이가 끝까지 참고 잘 들어줄지...
<엄마가 간다>는 육아초보자라면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유익하고 예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