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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드 Googled - 우리가 알던 세상의 종말
켄 올레타 지음, 김우열 옮김 / 타임비즈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대학때 전공 서적을 보는 것도 지루하고 재미 없어서 약식으로 학점 받기에만 급급 했던 나다. 지금은 왜 그때 열성적으로 공부하지 않았나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든다. 뒤 늦게 책읽는 참 맛을 알게 되고, 육아서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전반적인 문화와 역사에 대해서 지식을 쌓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졌다. 그래서 들게 된 책 <구글드>...일단, 책 표지에서 압도되는 포스가 장난 아니게 느껴진다. 빨려 들것만 같은 시각적 착각을 일으키는 빗살속에 강렬한 붉은 색, 구글드, 구글드, 구글드...구글이 만들어낸 가공할 변화를 의미하는 말이 반복되면서 강렬함에 강렬함을 더한다. 세상에 종말에 대해서 언급이 되고 천재들이 만들어낸 작은 회사가 이젠 거대하고 막강한 힘을 가진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이젠, 세계시장의 흐름을 알고자한다면 이 구글의 행보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구글드>란 책이 출간되기 전에는 구글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저 내 컴퓨터 바탕화면에 "구글"을 클릭하면 앉은 자리에서 모니터를 통해 지구 밖에서 지구를 보고 우주를 알게 되고, 전세계 곳곳을 엿 볼 수 있다는 즐거움 정도(?) 였다. 컴맹인 난 네이버와 다음사이트 정도만 알고 더 이상 알아야 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거대한 거물들의 주고 받는 말들은 아직은 내게는 영화를 보는 듯, 나와는 전혀 관계 없는 딴 세상 얘기들 같고,얼마나 심각하거나 어떤 결말이 가져 올 것인가에 대해서는 실감을 하지 못하겠다.
단지, 내가 느끼게 되는 것들은 점점 더 심각해지는 실업률에 대해서 걱정과 근심으로만 일관하지 않고, 강구책을 찾으려고 계속 생각을 하게 된 점이란는 것. 앞으로 내아이가 성인이 되어서 부딪히게 될 변화들에 대해서 좀 더 신중하고 세밀하게 예견하는 안목을 키워서 준비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표지를 한 참을 살펴보면서 '무슨 내용일까'라는 의문 보다는, 두께에 한 번 눌리고, 과연 '무식한 내가 내용을 이해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해보지도 않고 좌절과 걱정은 "금물"이라는 걸 한 번 더 되새기게 되는 계기가 됐다. 일단,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돌아서면 깜빡하는 건망증과 어려운 단어는 들어도 생소하기만 한 내가 <구글드>를 재미나게 읽었다. 지금은 누구에게라도 나서서 '나 <구글드> 읽은 여자야'라고 으스대고 싶어진다.
래리와 세르게이의 공통점 중 하나는 "가족들의 식탁은 격렬한 토론의 장"이었다는 것이다. 지난번에 읽었던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에서도 식사예절도 중요하지만, 가족들과 어떻게 대화가 오가느냐도 아이의 미래를 결정 짓는 데는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성공한 자들의 공통된 습관중 하나가 "책읽는 습관"이라고 하는데, 이 책에서도 한가지 더 확고하게 내 인생이 철칙이 된 것은 '독서 습관' 들이기가 되버렸다. 천재적인 래리와 세르게이의 성장배경을 읽으면 성공하고 싶은 욕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나 같은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이 천재성을 가지고 구글을 창립한다. 이후에 능력있는 조력자 에릭 슈미트가 CEO가 같이하게 되면서 구글은 천재들의 발칙한 집단에서 좀 더 그럴 듯한 기업으로 성장해 나간다. 지금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함부로 간과 할 수 없는 거대 기업이 되어, 내 노라하는 세계 거물들의 집중 대상이 된다. 래리와 세르게이의 성장 배경이나 일화들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내 머릿속에 생생하게 전개가 되었고, 결코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았다. 슈미트가 CEO로 등장하면서 재미있게 본 내용중 하나는 슈미트가 배정 받은 방은 책상이 두개 있는 작은 방이었고, 슈미트가 도착하기전 엔지니어가 먼저와 한개의 책상을 차지 하게 됐고, 그 광경을 본 슈미트는 조용하게 나머지 책상에 짐을 풀었다는 내용이다. 이 내용만 봐도 구글에서 엔지니어의 비중을 짐작 할 수 있게 된다. 바로 계층 없는 조직을 목표로하는 구글을 볼 수 있다.
피라미드식의 기업구조가 아닌 각 엔지니어에 속한 부하직원들이 있고, 그 구조 속에서 자율적인 모습으로 어느누구의 침해도 받지 않으면서 기발한 아이이어를 실행하는 천재들의 집단이 구글이었다.
그리고 구글러(Googler)들은 "모든 것"에 의문을 던지는 집단이다. 의문의 가지는 것 자체가 기존의 모든 것을 삐뚤하게 보게되는 힘이 아닌가 싶다.
'TV가 굳이 사각형이 아니고 공모양이면 왜 않될까'처럼 말이다.
<구글드>를 읽고 난 지금 방대한 영화 한 편을 본 듯한 기분이다. 아마도 영화화 한다면 너무 재미나게 볼 것 같다.
구글이 내부에서 어떤 궁리를 하고 모색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별로 두렵지가 않다. 왜 일까......(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이유일 수도 있겠다)
변화에 민감하지 못한 내 굼벵이같은 우둔함 때문 일 수도 있고, 평등주의자이자 엘리트주의라 다소 불편한 열등감으로 우러러 볼 수 밖에 없는 집단이지만, 사용자가 접근하는 방식이 평등주의인 것처럼 "사악한 집단"아닌, "도덕 집단"이길 바라본다.
어쩌면, 천재들이 모인 집단이 평등을 내세우는 것을 보면 그 들이 신인양 우쭐대는 모양새 이긴하다.
지금 내 기분은 뭐라고 표현해야 될지 막막한 느낌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황폐한 미래가 아닌, 고전과 현대가 잘 어우러진 조화가 이뤄낸 편리함을 추구하는 삶이길 바라는 맘이다. 그리고 결코 어렵지 않으니, 궁금하다면 겁먹지 말고 <구글드>를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