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할머니의 영어짱 손녀 만들기
김신숙 지음 / 해피니언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오는 3월이면 유치원에 다니게 될 딸아이를 둔 전업주부다.   특별한 다른 일을 하지 않으니, 어디서고 직업이 무어냐고 물을 때면 전업주부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부끄럽다.  내가 하는 일이라고는 하루종일 아이와 지내는 것을 제외하고는 하루중 두끼는 대충 떼우기 식이고, 고작 저녁 한끼 정도만 조금 아주 약간의 신경을 쓰는  것과 작은 평수의 집에 청소기 한번 돌리는 것이 내 하루 일과인 셈이다.   그럼에도 난 '바쁘다',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고 있는 이른바 게으른 주부이다.   하루종일 아이와 지내는 것도 알짜배기로 유익하고 뿌듯하게 꽉찬 일과를 보내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는 아이때문에 내 인생에 브레이크가 걸렸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내 배아파 낳은 내 자식을 기르는 일인데도 늘 불평과 불만이 가득했다.

그런 부분에서 저자 김신숙할머니의 손녀 육아를 "새로운 도전"이라 생각을 전환한 긍정적인 마인드에 다시한번 감탄하며, 내가 불편 할때면 늘 불만을 토해냈던 부정적인 마인드부터 뜯어 고쳐나가기를 빌어본다.  

 

저자 김신숙할머니의 손녀사랑  만큼이나 나도 내딸아이를 사랑한다.   내 딸아이에 대한 사랑도 어디에다 내놔도 뒤쳐지거나 모자라지 않을것이다.   하지만, 그 사랑을 어떤방법으로 풀어 내느냐가 관건인 것같다.

김신숙할머니의 사랑은, 우리가 흔히 주위에서 보게되는 할머니가 손녀에 대한 먹이고, 씻기고, 놀아주는, 의식주가 주가 되는 일반적이면서 무조건 받아만주는 양육과는 차별화 됐다는 것이다.  

송이에게 필요한 꼭 뭔가를 해주고 싶었다는 송이할머니...

젊은 엄마들에게도 영어에 대한 울렁증으로 쉽사리 엄마표로 영어를 가르치기가 쉽지가 않은데, 평범한 할머니들에게는 영어가 불모지와도 같을텐데도

할머니표 영어교육을 시작하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공부해서 꾸준한 영어환경을 만들어 줬다는 부분이 귀감을 산다.

 

김신숙할머니는 기본적인 쉬운단어도 영어사전을 찾아서 공부해가며 손녀에게 놀이처럼 접근해 갔다.   좋은 결과를 낳았지만,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할머니표영어... 영유아기때부터 영어쪽으로 치중하다보니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해서 발생하는 딜레마도 있었으나, 자식들을 길러 본 노하우와 연륜으로 의연하게 대처해 나간 점이 존경스럽다.   이 부분은 아무리 똑소리나게 똑똑하고 학력이 높은 젊은 엄마들이라해도 혼돈 스러웠을 것이라 생각된다.   세월의 연륜과 두자녀의 양육 경험은 어떤 지식 습득으로도 얻을 수 없는 부분일 것이기 때문이다.   대개 그러하질 않나, 열정과 의지에 불타는 엄마들이 의기양양하게 시작했다가 정점에 다다른 한계에 부딪히게 되면 학원이나 타인의 도움을 받는 방법을 선택하게 되는 점이 이런 한계를 느꼈을때 비롯되는 것같다.

 

요즘은 한 낮에 아이와 어떤 놀이를 할까 생각도 하고 검색도 자주 하는 편이다.   마구잡이로 아이와 노는 것보다 어떤 놀이를 정하고 그 놀이에 쓰일 소품이나 교구를 준비하는데에 소요되는 시간도 만만치가 않다.   2~3시간씩 준비해서 10분이나 길어봐야 40분을 넘지 못한다.   5살 연령에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시간일텐데도, 노력과 시간만 생각해보면  허무 할때가 있다.   그 허무감 때문에 내아이를 위한 준비인데도 꾸준하기가 어렵다.

이미 5년동안 겪어 봄직한 육아일상이므로 김신숙할머니의 대단함은 진부한 표현이긴 하지만, 정말로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송이를 영어짱으로 키워 낸 할머니의 노하우는 분명 책상머리 학습을 한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 작은 발견으로도 놀이와 학습의 두가지 효과를 노린 것이라 생각된다. 

 그 성공의 열쇠는 꾸준한 노력과 아이는 아이답게 원없이 놀게하면서, 물음을 갖게하고, 느끼게 하고, 성취감도 갖게 해주는 보살핌이었던 것 같다.

 

송이에 대한 할머니의 무한한 사랑만큼, 나도 내딸아이를 향한 사랑으로 "아름다운  도전"을 해보고 싶은 용기가 불끈 생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