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우먼 - 즐기면서 성공하는 여자
이은미 지음 / 거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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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가끔은 세상을 삐딱하게 봐야 한다. (p84)



90년대 초반에 대학생활을 한 나는...그때 한창 유행어 처럼 쓰이던 말 "형"이라는 말이 내 귀에 거슬렸다.

8,90년대에 여자가 남자 선배나 나이가 위인 남자에게 "남녀 평등" 이란 의식 아래에서 쓰여지던 말인것 같았다.

분명 형이란,  남남의 형제일 경우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이르는 말인데 말이다.

난 내가 여자라서 좋았다.  특별히 이쁘지도 빼어나지도 못했지만, 여자들만의 특권인 치마를 입고, 굽 높은 구두를 신고, 화장이란걸 해서 날 치장하는게 좋았던 이유에서다.   만약, 다시 태어난다 해도 난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할 정도다.

남녀평등을 부르짓던 친구들을 보면서 난 아이러니했다.  대개는 편리를 추구하면서 입으로만 남녀평등을 외쳤던 듯했으니 말이다.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허브우먼이란, 유혹의 기술을 잘 쓰는 여자를 얘기한기도 한다. 먼저, 유혹이라하면 왠지 어감상 조금은 찜찜하긴 했지만, 읽다보면 공감을 하게 된다.   유혹의 기술이란, 장점을 극대화 시키고 단점조차 매력으로 보이게 만드는 기술이란다.   멀리가지말고 가정에서만 보더라도 충분한 이해가 됐다.   집안에서 아내가 해야할 일들을 일일이 나열하면서 내변호 하기만 급급했다면 듣는 사람에겐 잔소리나 짜증으로 밖에 들리지 않을 건 뻔한 사실이었다.   반대로 자신을 낮추고 정중하게 도움을 요청한다면, 어떤 상황이든 유연하게 넘어갈 것은 당연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유혹의 기술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지극히 여자인 내가 만족스러웠던 나는 결혼하기 전에는 이쁘고 늘씬한 외형적으로 빼어난 여자들이 내 관심사였다.   흔히 유명한 여자 연예인이나 명품 화장품과 가방에 열을 올리고 관심을 가졌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온통 내 관심사는 자녀교육에 성공한 엄마들이나 가정과 사회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는 여자들에게 쏠리고 있었다.   내가 그러하지 못하기 때문에 열등감으로 엿보는 심정으로 말이다.

tv나 잡지에서 소개되는 완벽한 듯한 그들의 이야기를 접할때면 너무도 부족한 날 자책하면서 부러움과 열등감으로 기분까지 망가뜨린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하나의 상품포장처럼 과하게 과장된 부분들었다는 것도 차차 매스컴을 통해서 알게 되지만, 나는 그때마다 '그래 안과 밖이 다 완벽한 사람이 어디있겠어!'라고 용기를 갖기는 커녕 또 다른 나의 롤모델을 찾기에 시선을 돌렸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완벽하고 싶은 욕심이 컸던 마음에서 비롯된 것 같다.   정작, 완벽에 가까운 여자로 살아가는 밑거름이 되는 내 자신조차도 돌보지 못하면서 말이다.  

 

메마른 땅에서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비옥한 땅이라야 풍성한 곡식이나 열매를 얻을 수 있지 않나..., 땅을 내 몸에 비유하자면 내 땅을 언제 한번 둘러 봤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출산후 늘어난 뱃살은 관리를 하지않아 두꺼운 책 2~3권을 포갠 두께만큼 두꺼워 졌고, 날씨가 춥다는 이유로 나중으로 미뤄뒀던 운동은 미계획으로 덮어진지 오래다.    외출계획이 잡히면 몸에 맞지 않는 옷때문에 거울앞에서 온갖 짜증과 원망으로 날 괴롭히고 있었고,  살빠지면 사리라고 맘먹고 쇼핑몰 장바구니에 담아놓은 옷들로 위로를 하고, 어쩌다가 큰맘 먹고 구입한 옷들은 내몸을 돋보이게 하는것과는 거리가 먼 내 몸을 가리기에 급급한 푸대자루같은 옷들로 날 더 우울하게 만들었다.   이러고 있는 내가 진정으로 날 사랑하고 있는 모습이긴 한건가......,  결혼전 난 희생만을 미덕으로 아는 친정엄마 처름은 절대로 살지 않으리라 맘 먹어었지만, 지금 난 어떤가....오직 딸아이만 바라보면서 친정엄마처럼 나도 모르게 희생아닌 희생의 모습으로 날 관리하는데 소홀해 왔다.   결코, 내가 원했던 삶이 아닌데 날 방치하며 살아왔다.   지금이라도 깨달았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내 몸의 변화를 감지하고 건강을 체크하고 느림의 미학을 가지고 향기를 품은 진정한 허부우먼으로 살아가려면,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고 이 책의 저자는 말하고 있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건 당연한 일임에 쉬운듯하면서 매우 어렵다.   저자 말대로 방법을 알지만, 지금까지 몸에 밴 사고와 생활 방식을 바꾸기란 쉽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좀 더 시간이 흐른 뒤에 땅을 치며 후회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다부지게 마음먹고 바꿔야 겠다. 날......그래도 아직은 젊으니....

 

이제 곧 내 딸아이가 유치원을 가게 되면 차츰 내 일을 시작할 준비를 할 계획이다.   그런 이 시점에서 허브우먼을 알게 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저자가 말하는 허브우먼으로 즐기면서 멋지게 살아가는 엄마의 모습이야말로, 5살된 딸아이의 롤모델인 엄마로서의 충분한 자격이 되지 않나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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