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그래도 넌 소중해
맥스 루케이도 지음, 권기대 옮김, 마리아 모네시요 그림 / 베가북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괜찮아 그래도 넌 소중해" 제목이 가슴을 따시게 해준다.   내가 어릴적 누군가가 내게 기운 북돋는 말들을 해주어었더라면...지금 내 모습은 어땠을까 사뭇 궁금해진다.
적어도 조금은 완벽해 보이기를 갈망하면서 키작은 나는 열등감에서 허우적 댔던 기억이 컸다.   
난 키가 작았다.   
지금도 작고,,,,,, 학교 다닐땐 언제나 내 번호는  5번 밖으로 부여받은 적이 없었다.
등에 짊어진 책가방은 너무 무거운데가 내 키를 꾹꾹 눌러서 난 땅속으로 슬며 들것만 같았다.
집에선 맞벌이로 항상 바쁘신 부모님이 이런 내게 위로를 해주셨던 기억이 전혀 없다.   오히려 콩알만 하다고 놀리셨던 기억밖에는....
좀 더 내가 클수있게 아니..., 다른 잘하는 면을 부각시켜서 응원해 주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한번씩 내 서운한 마음을 휘젓곤한다.

"괜찮아 그래도 넌 소중해" 책 내용을 읽어보기전에는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긍정적 자아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순전히 어린이 동화라고만 착각했었다.
표정이 살아있는 일러스트는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묘한 마력이 있고,  책 첫장을 넘기면서 알쏭달쏭한 말들은 무언가를 상징하기에 충분하다.

책을 손에들고 39개월된 딸아이에게 읽혀주기전에 내가 먼저 눈으로 읽어보는데...이 책은 두번을 소리내어 읽어봤다.   모르겠다.   아니, 알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은 어른이 읽기에도 충분한 성인동화와도 같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한 것이 39개월된 딸아이도 이 책을 유심히 본다는 것이다.   읽은 그자리에서 "엄마! 또..." 라는 말이 나온다.
난 속으로 그랬다.
’아니....나도 어려운 책인데..., 이 아이는 어떤 생각으로 보는 거지....내용을 이해하기나 하나...?’
딸아이는 일러스트를 보고 또보고 생소한 키다리 문화를 그대로 흡수하고 있는 것같았다.
이 책의 그림에는 아이들이나 어른들의 표정이 다 다르다.   딸아이는 그 표정하나 하나를 따라해보는 재미에 빠져 있기도 했다.

20번 정도 읽었나....오늘 밤 딸아이 잠자리 책으로 읽어줬다.
책 내용중 "두 발로 굳건히 땅위에 서, 
               우쭐대고 거만하면 안 돼.
               높은 데를 꿈꾸지 말고 낮은 데를 택해, 
               온 몸으로 하늘을 쳐다봐." 라는 대목이 있다.
가슴까지 숨이 턱~~허니 막히면서 내가 딸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수많은 말들을 함축적으로 만든 말같았다.    내 나름대로의 해석이 되면서 나중에 내 아이가 크는 동안 말해주고 또 말해주고 쏟아 내듯 들려주고 싶은 말이었다.
 
이제 곧 내나이 마흔을 바라보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내모습을 생각하면, ’난 여지껏 무얼 하며 보냈지...’라는 자책을 서슴치않고 해왔다.   
난 남들 타는 고급 승용차를 시셈했고, 고급 샵을 드나드는 부유층들을 부러워했다.   그러지 못한 내 삶은 초라했고 떳떳하지 못하다고 내세우지 못했던 것 같다.
내 생각대로라면 부자들은 행복 할 것이고 지극히 평범하거나 가난한 사람들은 불행해야 하지않나....
때때로 신문에서 보게 되는 재벌의 자살이나, 재산 싸움을 보면, 행복은 성적순이 아닌 것처럼, 가진 돈만큼 행복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가진 자들과 잘난 자들의 높은 세계도 그 나름의 고충이 있지 않나....
대신, 낮은 사람들에게는 드 넓은 땅이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긍정적 자아를 가지자 다짐을 하지만, 그래도 한번씩 삶에 슬럼프에 빠지게 되면 내마음을 푸근하게 해주는 "괜찮아 그래도 넌 소중해"를 봐야겠다.
내가 행복해야 내 아이의 상처나 얼룩진 마음을 보듬어 줄 큰 가슴이 생길테니까 말이다. 

삶에 지친 어른들이 꼭 봐야 할 보기드문 가슴따신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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