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2

제6편 러시아의 수도사

89-90p




사람들의 악행이 분노와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비애로 그대 마음을 어지럽히고, 심지어 그 악한 자들에게 복수하고 싶은 생각마저 들더라도, 그런 감정을 무엇보다도 두려워하라. 그리고 즉시, 사람들의 이 악행이 그대 자신의 책임이나 다를 바 없다고 여기고 스스로 고통을 찾아 나서라. 그 고통을 받아들이고 끝까지 참아내면 그대의 마음도 가라앉고 그대 자신도 죄인임을 깨달을 것이니, 이는 유일하게 죄 없는 사람인 그대가 악인들에게 빛을 비춰줄 수도 있었건만 그대마저 그 빛을 비춰주지 않았기 때문이로다. 만약 비춰주었더라면, 그대는 자신의 빛으로 다른 사람들에게도 길을 밝혀주었을 것이요, 악행을 범한 그자도 그대의 빛으로 인해 아마도 그 짓을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니라. 또 빛을 비춰주었건만 사람들이 그대의 빛 속에서도 구원되지 못하는 것을 보게 되더라도, 결코 꿋꿋함을 잃지 말고 천상의 빛의 힘을 의심하지 말지어다. 지금 구원받지 못하더라도 나중에 구원받게 될 것임을 믿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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