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는 것은 정체성이 될 수 있을까? - 광기와 인정에 대한 철학적 탐구
모하메드 아부엘레일 라셰드 지음, 송승연.유기훈 옮김 / 오월의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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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
어니스트 헤밍웨이
에밀리 디킨스
프랜시스 파머

이들은 모두 그 시대에 '미쳤다'고 간주되었던
위대한 예술가들 이에요.
천재성에 묻혀버린 그들의 '매드'를
여태 가볍이 외면하지 않았나 싶어요.

이 책은 '매드 프라이드'를 알리기 위한
철학 + 심리학 + 정신의학 + 사회학 모두를 집어넣은
초특급, 역대급, 버라이어티의 집합체에요.
올해 읽은 책 중에 역대급으로 어렵고 힘들었습니다.
논문형식에 맞춰진 문장들이라
번역도 잘 안읽히고, 페이지도 500페이지...

이번주 내내 읽으며 힘들었지만,
<모두가 가면을 벗는다면>과 콜라보로 서평한 이유를
알것 같더라구요.
정신질환자들이(환자경험자들이)
'퀴어'처럼 하나의 문화집단으로 인정받는다면
자신들을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는 당위성이 생겨요.
'가면'을 쓰고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며 살아가는 그들을 위한 빛이었어요.

정신질환자라는 낙인이 정말 무서워요.
진단을 받아야 치료받을 수 있는데
치료를 끝내고 사회로 나가면
그때부터 또 다른 낙인이 시작되거든요.

정신과 환자들이 자주 묻는 질문이 있어요.

'회사에 알려지면 어쩌죠?'
'취업은 할 수 있을까요?'
'보험가입 못한다면서요?'

-"하지만 치료를 받으셔야 해요"
-> "그걸 위해 진단을 받으세요"
--> "당신에게 병명을 주겠습니다"
이 과정이 어쩌면 낙인의 시작일지도 몰라요.

'매드'는 능력이 아닌 낙인으로서 개념이 시작된 것이 문제였네요.
누군가는 재능이라고 불려지는데
왜 대다수의 그들은 배척당하고 소외당해야 하는 건지...

정신질환은 죄가 아닙니다.
질환이라는 이름이 붙은 성향일 수도 있어요.
저의 오타쿠 성향으로 병동에서는 '경조증'이 있다고 간주되었어요.
오타쿠는 죄가 아니라 성향인데
그걸로 제가 부끄러워할 이유는 없잖아요^^

정신질환자라는 것을 명확히 구분하는 기준은 없어요.
진단이 내려진 순간 선을 넘을 뿐이에요.
하지만 알게 모르게 우리는
'그런 성향'의 그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어요.
저 스스로도 가면을 쓰고 사회로 나가고 있는 건지도 몰라요.

"광기와 사회의 화해"
광기가 우리 문화의 일부로서 인정받는 것.
작가의 최종 목표래요.
얼마나 걸릴지 모를 이 서사에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시면 좋겠어요.

전 정신과 병동에서 정말 행복했거든요.
가면을 벗은 그들의 미소는
거짓일 수 없으니까요...

* 좋은 책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 책은 디플롯 x 오월의봄 콜라보 서평단에 뽑혀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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