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이 뭔가 좀 오해하시는 거 같은데요. 저는 작가님뿐만 아니라 한국문학 전체가 다 그렇다는 거예요. 다 거기서 거기인 자기 이야기들뿐이고…… 다 같은 계급에서 자라서 그런가? 생활도 엇비슷한 거 같고……."
야아, 계급 이야기까지 나오는구나. 저는 비아냥대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그런 작품들이 비평가들한테 호평받는 거 같고…… 하긴, 우리나라엔 가난한 집 출신 비평가는 아예 없겠네요. 다들 대학원까지 나오셔야 했을 테니까."
박선생의 어조엔 어쩐지 유리 알갱이 같은 것이 묻어 있었는데, 그래서 저는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 여자는 원래 파이터인가? 그래서 추리닝을 입고 온 것일까?
"무슨 본드처럼 자기들끼리만 끈끈한 거 같아요. 자기들끼리만 이해해 주고 안아주고 다정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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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라는 게 있어요."
모두가 다시 제 말에 집중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목소리를 조금 더 낮게 깔았습니다.
"제가 아닌 누군가를 함부로 쓸 순 없다는 윤리 같은 거요." 깜빡깜빡.
"제가 뭐라고 누구를 대변하고 누구의 마음을 대신 쓸 수 있겠어요? 그러다 보니 제 이야기에 집중하는 건데……"
"저는 그게 비겁하다는 거예요." 박선생이 또 제 말을 끊고 나섰습니다.
아이 씨, 진짜.
"그러려면 왜 소설을 쓰죠? 그냥 에세이를 쓰면 되죠."
"저는!"
그때,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저는, 저는 그것도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젊은 유령은 어떻게 말하는가 」
| 모객이 안된 북토크를 가게 된 작가인 '나'는 독자인 '박선생'을 만난다. 요즘 소설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듣게 된다. 북토크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차에서 북토크 참석자 중 한 명이었던 '유령'이 차 뒷자리에 앉아있는 걸 발견한다.
'나'는 유령을 떼어낼 방법을 찾다가 우연히 다시 ’박선생‘을 만나고 다시 이야기를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