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소설을 읽고나면 멘탈 데미지가 너무 심해서 연속으로 읽을 수가 없다 ㅠㅠ 필력이랑 주제의식으로 사람 후려팬다 ㅠㅠ 아무튼 손에 잡으면 평일주말을 가리지 않고 이틀 안에 끝내버리게 되니 시작하는 시점조차 잘 가늠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잘 짜여진 소설을 읽으면, 마치 눈앞에 사진을 들이밀면 바라보지 않을 수 없는 것처럼, 그제서야 어렴풋이 주제에 공감하지만 무척 무딘 나는 아마 소설 속에서는 주인공의 남편과 같은 부류이겠지.. 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해지기도 했다.
오디오 북으로 들었는데, 아아.. 막판 최종보스 악당이 나올 때 구구절절하게 자신의 악행 히스토리에 대해 랩을 하는 전개라니... 뻔한 전개도 너무 많고.. 우연에 우연이 몇 백년에 걸쳐 전개되는 중반이후에는 완독을 포기할까 싶었다... 역사 웹소설 느낌이었다..
민음사 추천도서 목록에서 처음 봤던 것 같고, 제목을 보자마자 (그들의 바름은 나와 어떻게 다른가) 바로 장바구니에 넣었던.. 그야말로 보자마자 내 취향임을 확신했던 책이다. 길기는 오지게 길어서 600페이지를 넘었던 것 같은데 (읽는데 거의 3주가 걸린것 같다) 역시나 재밌었고 너무 유익했다.. 유익한 책 좋아....ㅋㅋㅋ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미국에서 대체 왜 가난한 사람들이 보수주의를 지지하는지가 너무너무 궁금했다. 미국의 반지성주의 같은 책도 읽었는데, 솔직히 읽어도 잘 모르겠었다. 가진게 없는 사람이면 현실에 만족할리가 없고, 그러면 변화를 바랄 것이고- 현 상태에서 변경을 원하는 것이 진보아니란 말인가! 이 책을 읽으니 비로소 약간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진보와 보수는 하나로 정의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6개 정도의 도덕 축의 composition에 의해서 결정되며, 보수층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보다 공동체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자, 그 공동체를 위협하는 것들에 대한 배척하는 마음이라는 것과 비슷한 맥락에서 프리라이더에 대한 배척이라는 것. 이론적인 이야기가 많아서 평일에는 3페이지만 읽어도 바로 골아떨어져서 진도가 당췌 안 나가는 게 문제였지만, 읽고나니 진보와 보수에 대한 이해라는 주제에 있어서 훨씬 이해도가 높아졌다! 책 중간에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같은 유명한 저서를 반박한 부분도 인상깊었다. 조너선 하이트의 다른 저서도 꼭 읽어봐야 겠다 싶었음.
이동진의 추천을 보고 읽어야 겠다 싶었는데 회사 독서통신에 있길래 냅다 신청했다. 독서통신에 읽고싶은 책이 거의 안 올라오는 편인데 럭키!추천하는 영상이나 감상평으로는 상실에 대한 비교적 슬픈 이야기인줄 알았으나, 오히려 미학과 인생에 대한 잔잔한 깨달음, 그리고 작가의 성장에 대한 이야기였다. 작품에 대한 해설이 많아서 구지 구분하자면 ‘미술/예술‘ 코너에 놓여져야 할 작품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메트에 가기 전에 꼭 한 번 다시 읽고 가리라.. 메트와 같은 거대한 미술관을 여행가서 2시간 정도 보는 것으로는 사실 봤다고 할수가 없는게 당연하다. 항상 아쉬웠는데, 다들 찰나의 순간으로 기억하는 그 곳이 ‘직장‘으로 다가올 때 이런 모습이 되겠구나 싶어서 신선하게 읽혔다. 큐레이터나 학자가 아니라 경비원인 것도 좋았다. 지금까지 십수번 유럽을 여행하면서 매번 빼먹지 않고 미술관을 들리는데, 이 책을 읽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가장 기억에 남는 미술관은 결국 내가 시간을 많이 보낸 곳이었다. 프라도나 루브르보다 돈 없어서 격주마다 시간을 때우러 들렀던 코펜하겐 국립 박물관과, 안 가도 되는데 구지 찾아갔다가 비가 와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던 에딘버러 현대미술관.. 그 곳에서 만났던 경비원들이 어렴풋이 생각나는데, 다음번 미술관의 경비원을 만나면 그들의 시각으로 미술관이라는 장소를 다시 바라볼 수 있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