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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수록 나의 세계는 커져간다 - 어떤 순애의 기록
김지원(편안한제이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7월
평점 :
'혼모노' 성해나 작가가 강력 추천한 덕질 문화의 표본이자 순애의 기록.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사랑이 있다. 가족의 사랑, 연인의 사랑, 그리고 덕후의 사랑. 내일을 살아가게 만드는 힘을 실어주는 덕후들의 덕질 대상은 아이돌부터 배우, 게이머, 운동선수까지 그 범위가 아주 넓다. 작가는 자신이 잡덕이었다는 점을 알려주며, 가수부터 씨름선수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사랑하고 응원하며 삶의 원동력을 얻었다고 말한다.
범법행위나 언행 문제가 원인이 된 탈덕에 관한 에피소드는 꽤나 슬픈 이야기이지만 그런 경험 또한 극복하고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대상을 찾아나선 작가의 과거도 토닥여주고 싶고 앞으로의 덕질 생활이 더 잘 이루어지도록 격려해주고 싶어진다. 직장인으로 산 지 오래된 작가는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법, 낭비 없이 행복한 덕후 소비 생활하는 법을 체득해 현재는 안정된 덕질을 하고 있다.
인생은 혼자다, 남에게 신경 끄고 산다는 태도가 보편화된 요즘 시기에 누군가를 열렬히 응원하고 사랑을 보내주는 긍정적인 감정의 힘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나의 취향에 맞고 사랑스러운 것들을 계속 찾아다니며 그 대상을 예뻐하고 그들의 세상에 함께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다는 것은 어쩌면 건강한 삶이 아닐까 싶다. 어릴 때 흔히 덕질해봤을 해리포터처럼, 아마 우리는 모두 과거에는 열렬한 덕후로써 살았을 것이다. 어른이 되면서 점점 그런 삶과 멀어지지만, 미약하게나마 덕질하는 것은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가장 좋아할 때 마음껏 좋아해야 한다는 작가의 말이 가장 인상깊었다. 그 때의 감정이 가장 폭발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시기를 놓칠 수는 있지만 좋아했던 대상을 만나러 추억 속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뒤늦은 조우라도 괜찮을 것이다. 그런 의미로 해리포터 스튜디오를 어떻게 하면 여행 계획에 넣을 수 있을지 고민을 시작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