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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이야기들
발터 벤야민 지음, 파울 클레 그림, 김정아 옮김 / 엘리 / 2025년 4월
평점 :
발터 벤야민은 독일 출신의 유대계 언어철학자이자 문예학자, 비평가, 번역가로 활동했다. 그의 저서 중 하나인 '고독의 이야기들'은 여러 단편들의 집합체로 다양한 분량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고독이 주제인 만큼 주인공에 초점을 맞춰 그 주변에서 고독을 극대화하는 여러 요소들을 마치 글로 그림을 그려내듯 표현하며, 그 고독 속에 독자들도 빠져들게 된다
그의 이야기들은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그의 꿈, 설화, 의견, 비평이 얽혀 만들어진 복합체로 일반적인 소설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수준의 문체와 필력을 보여준다. 그의 일생과 저서들을 연구한 학자들의 비평 또한 인상적이다. 논문읽기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들의 비평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이 연구하고 자료들을 정리했기에 '고독의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가 쉽게 그의 문장들을 접할 수 있는 것이다.
기억에 남는 벤야민의 평론은 다음과 같다. '그는 그리움에 상처투성이가 되어 침대에 쓰려졌다. 그가 그토록 그리워한세계는 현실과 비슷하지만 일그러져 있는 세계, 현실의 진짜 얼굴인 초현실이 돌발 출현하는 세계였다.' 벤야민의 비평일 뿐 아니라 벤야민이 저술한 단편에도 적용되는 그의 문학관이자 세계관을 보여주는 실마리라고 볼 수 있겠다.
파울 클레의 작품이 삽화처럼 들어가 있는데, 나치에 탄압받았던 작품들이라는 점에서 발터 벤야민의 인생과 일맥상통하며 고독의 글과 인물들의 심정을 대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