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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의 시선
이재성 지음 / 성안당 / 2024년 12월
평점 :
가볍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시집이다. 인상깊었던 시의 구절 몇 가지를 뽑아보려고 한다.
종이비행기 - 비를 뚫고 가기엔 너무나 연약한 내 마음 /추락하는 종이비행기가 조금씩 녹아내린다 / 혹시나 네가 기우제를 지내는 건 아닐까 / 이제는 종이 대신 마음을 접는다
화자만이 진심이었을지, 상대방은 계속 밀어내는 중인 것인지. 이어지고 싶은 화자의 바람과는 달리 잡히지 않는 인연을 보며 조금씩 내려놓는 마음을 표현한 듯 하다.
사포 - 하지만 그들이 나를 긁어대고 깎아댈수록 / '나'라는 작품이 점차 완성되어 가고 있음을 느낀다
인생을 살아가면 나를 긁어대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긁혀 절망하면 아무 발전이 없겠지만, 깎이는 고통을 감내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이겨내며 나를 다듬어가는 과정을 사포 이야기를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별 생각 - 짙은 어둠 속에 파묻혀야 더욱 환하게 피어날 수 있는 너에게 / 조금이라도 더 캄캄한 밤을 선물하고 싶다 /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방의 불을 꺼본다
별빛을 위해 어둠을 선물하겠다는 시적 발상이 인상적이었던 부분. 별에 대한 시 중 방향이 가장 달랐던 시라고 생각한다.
다만 마침표 처리를 좀 많이 하셔서... 진지하고 읽고 몰입하고 싶을 때 약간 깨지는 느낌이 있었다. 조금 줄여도 좋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