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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애에 이름을 붙인다면
시요일 엮음 / 창비 / 2024년 2월
평점 :
연애의 감정은 모두에게 현실이자 꿈 같은 감정이다. 마냥 밝기만 하다가도 어떤 때에는 애틋해지고, 그리워지고, 슬퍼지게 된다. 다양한 형태의 감정을 여러 작가들의 시로 담아낸 시집. 각 작가들이 연애에 이름을 붙인다면 어떤 느낌일지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
마음을 울리는 구절들이 많았다. 몇 가지만 살펴보면,
'어느 훗날 쓸쓸한 거리에서 ... 가지 끝에 달린 꽃의 물음이 내 표정에 드리울 때면 당신이 마시고 간 차 한잔의 인사라고 생각할게요, 나는 오늘도 ... 차 한잔을 올릴게요, 매번 식어만 가는 차일지라도 차를 우리는 일은 우리의 일이잖아요.' >> 차에 빗대어 사랑을 설명하면서 문득 그리움이 느껴져 쓸쓸할지라도 기억하기 위한 나만의 행동, 마음을 간직하는 일에 대한 솔직한 심정이 담겨있다고 생각했다.
'그건 정말이지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잠들도록 ... 이마를 쓰다듬어주는 일이야 ...' 이 시에서는 나를 위한 상대방의 헌신적이고 따뜻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내가 편히 잠들 수 있게, 편안해질 수 있게 누군가는 최선을 다한다는 것, 그 고마움과 사랑을 담아내었다. 부모의 마음과 연인의 마음 사이 그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단순히 그리워하고 사랑해달라고 부르짖거나 후회하는 시가 아닌, 사랑의 감정이지만 정확히 그게 어떤 감정인지, 서로를 바라보는 각자의 마음은 어떤지 깊이 파고드는 시가 많았다는 점이 몰입을 더욱 잘 되게 만들었다. 가벼운 관계가 아닌 서로를 깊이 알아가는 사랑의 단계가 되었을 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