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하는 소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안보윤 외 지음, 이혜연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인공들이 겪는 굴곡을 보며 안쓰럽기도, 공감되기도, 이해되기도 한다. 어떤 굴곡은 감정으로는 이해해줄 수 있지만 이성으로는 공감하면 안되는 것이기도 했고, 그 사실을 주인공도 아는 것인지 걱정, 불안, 체념, 이별의 슬픔 등 복합적인 감정들을 표현한다. 인사이드아웃의 슬픔이가 떠오르는 장면들이 정말 많았다. 슬프고 끝나기보다는 주변인들의 시선, 도움, 마음의 변화가 함께 묘사되어 있다.


코로나는 끝났지만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그 여파를 견디지 못해 쓰러져 있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코로나는 휩쓸고 지나갈 때도 끔찍했지만, 지나간 그 자리에 남은 피와 눈물의 흔적들도 만만치 않다. 코로나 후 물가상승으로 후들거리는 자영업, 그 안에서 일하며 서울의 보증금을 견디는 어린 성인들, 불행을 달고 살면서도 그 불행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들. 환경이 중요할까? 의지가 중요할까? 개개인의 도움만으로는 일어설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불행의 장벽이 있는 것일까? 사회적 약자가 왜 약자가 되었고 약자로서의 삶은 어떤지 간접적으로나마 알게 해주는 이야기들이다.

타인이 나를 온전히 이해해줄 수 없는 것처럼, 나도 타인의 삶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의 모습을 외면하지 않고 바라보아야 반의 반이라도 공감할 수 있다. 타인이 나를 100% 도와줄 수 없음은 서로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공감에서 출발해여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가능성을 높이는 것에 대한 인지는 사회가 삐걱거리지 않고 돌아가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공감은 시작점이다. 현장에서 공감해줄 수 없다면 글을 통해 보고 느끼며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함께 해주는 책으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