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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셸비 반 펠트 지음, 신솔잎 옮김 / 창비 / 2023년 3월
평점 :
문어가 어떻게 매개가 되는건지 의아하기도 했지만 탈출의지가 있는, 병뚜껑도 따고 퍼즐도 맞출 정도의 지능을 가진 동물이기 때문에 이런 설정도 가능해지는 것 같다.
문어 마셀러스는 인간 등장인물처럼 하나의 화자로 등장하여 자신의 시선에서 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똑똑한만큼 생각보다 공감도 잘 하는게 특징이다. 드넓은 아쿠아리움을 청소해온 할머니 토바는 문어를 사람 대하듯 다루고, 그런 토바에게 문어는 신박한 선물을 하기도 한다. 이 선물 중 하나가 토바 막연하게 찾아 헤매던 무언가를 찾게 해준다.
거의 홈리스 수준의 생활을 해오던 캐머런. 연인도 잃고 가는 직장마다 해고당하며, 캠핑카 하나로 겨우 살아가지만 아쿠아리움에 취직하며 토바, 마셀러스와 함께 즐거운 업무시간을 보낸다. 고된 일이지만 이 우연한 취업은 그와 토바와의 연결고리를 찾게 만들며, 마셀러스의 활약이 대단했다.
우리가 아는 아쿠아리움의 화려하고 영롱한 분위기가 아닌 문어를 독대하고 청소해야 하는 분위기 속에서, 무엇보다 아름답고 소중한 인연과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이야기이다. 문어가 함께하는 이야기가 이렇게 잔잔하고 힐링이 될 줄은 몰랐다. 배경, 인물에 대한 편견을 깨고 특별한 가족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 소설의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행복하게 물 속을 유영하는 기분이 든다. 등장인물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통해 주변 이웃들, 친구들, 가족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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