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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평전 - 상해의 함성은 끝나지 않았다, 한국인물평전 1
정경환 지음 / 이경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어릴때부터 가장 존경하는 위인을 꼽으라면 백범 김구선생을 꼽아왔습니다. 오래전에 읽었던 백범일지를 보며 나라를 사랑하는 선생의 마음에 큰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지요. 오래지나 가물가물하지만 그 감정만은 남아있습니다.
이 책은 백범선생의 인간적인 측면을 들여다 보는 듯합니다. 그 시대와 선생의 상황을 보여주면서 선생에 대해서 논하는 것으로 백범일지만 오래전에 읽어본 저로서는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 수 있었습니다. 쉬운 문체로 읽어나가기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진정한 보수주의자 김구선생. 지금 우리나라의 보수도 보수긴 보수지만 김구선생의 보수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보수는 다들 알다시피 보전하여 지킨다는 의미죠. 어떤 것을, 어떤 가치를 지켜려는가?
김구 선생은 당연히 나라를 보전하고 지키기 위해 평생을 바쳤습니다. 헌데 우리나라의 보수는 나라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자기 기득권을 지켜려고 온 힘을 다 기울입니다. 친일파를 옹호하고 재산환수를 반대하고 자위대 기념식에 참석하고, 친일파의 땅을 찾아주는 사람들이 어떤 보수일까요? 보수는 보수이되 기득권을 보수하려는 집단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정치인입니다. 정치인은 당연히 나라를 위해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란 말입니다. 그런데 자신들, 특권층의 이득을 지키는데만 온 힘을 기울입니다. 그렇다고 진보도 잘 하느냐? 그렇지 않은 모습에 우리는 많이 실망해왔죠.
김구 선생같은 분이 계셨다면 하는 아쉬움에 그분을 더 경외하게 되는 요즘 상황입니다.
선생은 많이 배운 식자층은 아닙니다만 식자층들보다 더 높은 혜안을 보여준 것으로 유명하죠. 김구선생을 공산주의자쯤으로 아는 사람이 있는데 그는 공산주의를 싫어했습니다.
근대 역사를 배운 사람들은 알겁니다. 일제시대의 주류 사상은 프롤레타리아, 즉 사회주의였습니다. 일제 강점기 미국의 힘에 해방이 되길 염원했으나 미국은 동맹국인 우리를 저버리고 이득때문에 일본의 손을 들어줍니다. 또한 파리강화회의에서 윌슨은 식민지 해방을 지지했고, 그 여파로 3.1운동이 일어났으나 결국 1차대전 승전국의 식민지는 제외한다는 성명을 발표해 많은 국내 지식인들을 절망케 했습니다. 이 여파로 많은 식자층들이 희망이 없다고 판단, 친일로 돌아서게 되는 계가기 되죠.
국가는 국가의 이득을 최우선해야하기 때문에 미국을 탓할 순 없습니다.
그때 마침 소련의 레닌이 비서구권의 독립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게 되고, 또다른 강국인 소련에 멋도 모르고 희망을 건 조선인들은 급격하게 프롤레타리아 문학동맹, 카프를 결성하는 등 사회주의 사상을 급하게 받아들입니다.
어찌되었던 김구 선생은 미국도, 소련도, 사회주의도 자본주의도 모두 남의 사상이라며 거기에 기대지 않고 오직 자주적인 독립을 추진한 분입니다. 해방이 되고 나서 모두들 기뻐하는데, 김구 선생은 오히려 탄식을 하십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세계2차대전에서 한일이 없으니 국제적 발언권이 박약할 것을 우려, 즉 힘없는 나라가 될것을 걱정하셨던 것입니다. 선생의 혜안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선생의 말대로 우리는 경제발전은 했으나 군사력이 빈약하고 작전권도 없는, 냉전시대를 주도한 나라는 분쟁이 끝났으며 냉전시대 자체도 끝난지 오래인데 우리는 불안한 안보상태에서 남북이 대치한 채로 수십년을 끌고왔습니다.
일본의 식민지에 있다가 불과 5년 만에 스스로 다른 색깔의 전쟁을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질 않습니다. 남북관계를 떠나서 선생의 예상대로 미.소 양 강대국의 대치된 상황이 한반도에 분쟁을 몰고오게 된 주요 포인트입니다. 김일성이 소련을 등에 업고 수령이 되었고 이승만이 미국을 업고 대통령이 된 것처럼. 한반도의 지리적 위치상 아메리카와 러시아대륙의 교착지 역할을 한반도가 하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제 의견이 아니라 훗날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이 전쟁의 원인을 분석한 내용과 일치합니다. 김구선생은 미리 이런 사태를 예견했던 것입니다.
진정 조국을 사랑하고 지키고자 했던 진정한 보수 김구선생. 선생같은 분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게 되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