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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의 자본, 판도라의 상자를 열다 ㅣ 주니어 클래식 11
강신준 지음 / 사계절 / 2012년 5월
평점 :
처음엔 철학자 강신주의 책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이름이었군요. 혹시 동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자본주의의 몰락이 다가오고 있다는 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습니다. 현재 유럽의 위기가 어쩌고 그리스가 어쩌고 불황이 어쩌고 하면서 설명을 덧붙이던데 들어도 못알아 듣는 저는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고 하여간 자본주의에 대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이야기 아닌가 싶더군요.
사실 우리나라도 성숙하지 못한 자본주의국가 아닙니까? 경제는 어느정도 발전했지만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가중되고, 나도 돈좀 벌어보자며 땅사고 아파트 사둔 사람들은 집값 폭락으로 울고 있고, 자살률은 세계 1위를 달리고 있고.
한 학자에 따르면 외세에 의한 근대화를 맞이해서 우리가 준비할 시간이 매우 짧아서 미성숙한 자본주의 사회가 되었기에 그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이라더군요. 일제에 의해 근대화를 맞이했고, 미국의 원폭에 의해 해방이 되었고, 6.25로 다시 어려움에 빠져들었고. 준비할 시간이 너무 짧았습니다. 70년대에 엄청난 경제 성장을 이루었지만 경제일 뿐 다른 것들은 함께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친일을 하더라도 사기를 쳐서라도 남을 속여서라도 돈을 많이 벌면 양반이요, 독립운동을 해도, 바르고 착하게 살아도, 열심히 성실하게 일해도 가난하게 살면 상놈인 시대, 양반 상놈시대에서 스스로 프랑스처럼 시민혁명등의 과정을 거친것이 아니라 외세에 의한 근대화, 미소 양대국의 지휘하에 의한 동족 상잔의 비극이 일어난 상태에서 군부독재가 이어져왔죠. 민주화의 희생이 있었지만 그것으로는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공산주의 하면 아직도 기분이 이상합니다. 공산주의의 원흉쯤으로 오해받는 마르크스. 마르크스가 소련사람인줄 아는 이도 적지 않을것 같네요. 저도 어릴적엔 레닌과 마르크스를 혼동하곤 했으니까요. 어찌되었건 마르크스의 책은 한때 국내에서 금서였고 지금도 마르크스에 관련된 저서를 읽는 다는 것은 왠지 누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은 자격지심이 들게 합니다. 6.25를 겪을래야 겪을 수 없는 세대로서 초등학교때부터 수많은 반공교육을 받아서 그런걸까요. 하지만 수입된 자본주의의 원산지에서 마르크스의 저서는 아직까지 명성을 떨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요즘들어 마르크스에 관한 책들이 다시 출간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이는 자본주의가 그래도 더 막장으로 가지 않은 것이 바로 마르크스의 영향이라는 말도 하던데. 저는 경제엔 밥통이기 때문에 카더라 밖에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
잘 모르긴 하지만 뭐든지 극단으로 치닫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좋은 점을 적절하게 섞으면 좋을텐데요. 유럽의 살기좋기로 유명한 몇몇 복지국가가 이런 점들을 적절하게 잘 조화했다고 하더라구요.
마르크스는 무지 어렵습니다. 읽어도 무슨 소린지 영 들어오지 않고 풀어서 썼다는 책들이나 평전마저도 어려움을 느끼게 하더라구요. 하지만 이 책은 자본론에 대한 이야기를 우화로 풀어가며 그림도 섞어가며 쉽게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말투마저도 존대를 써가며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한 저자의 뜻이 보이네요.
능력이 있으면 돈을 많이 벌어서 잘살면 된다~ 서러우면 너도 출세해라~ 소위 말하는 출세하는 사람들의 논리입니다. 위대한 가카 이명박 대통령도 이런 이야기들을 참 많이 하죠. 하지만 다수가 그럴 순 없습니다. 내가 그렇게 된다고 해도 나이닌 누군가는 어려운 삶을 살 수 밖에 없는 구조,
일개 노동자는 로또의 번개를 맞지 않는 이상 부자가 될수 없는 구조가 자본주의입니다.
이 현상은 개인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자본주의가 세계를 지배하면서 국가간의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지요. 다국적 콘체른기업들은 이런 구조를 통해 타국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습니다. 그런 구조에 갖힌 가난한 국가들은 당장의 먹을거리를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힘의 논리에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21세기 들어서 이런 현상은, 우리가 멍하니 있는 순간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세상을 더 좋게,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인간이 인간대접을 받으며 살 수 있을까요? 이런 문제에 답을 찾아나가야 진정한 글로벌이라고 할 수 있겠죠. 가진사람 가진 기업 가진 국가만 더욱 배가 부르게 되고 세계의 대부분은 굶주리게 되는 구조를 만들어 버리고 심화시켜 나가는 현재의 글로벌이 아니라.
이 책과 함께 독일인이 쓴 '왼쪽에서 본 세계는 지금 어디쯤 왔을까?'를 함께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쉽게 쓰여진 책이구요, 저도 다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읽게 되면 뭔가 느끼는게 있으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