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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ㅣ 밀란 쿤데라 전집 10
밀란 쿤데라 지음, 박성창 옮김 / 민음사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유명한 작가 밀란쿤데라의 이름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결코 가볍지 않은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출간된 것이 19080년대 중반인데, 벌써 고전의 반열에 오른듯한 아우라를 풍기네요. 그러나 사실 아직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그 이름이 주는 무게감이 무겁게 느껴져서랄까요? 책장에 꽂혀있긴 합니다만.
어쨌든 먼저 향수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향수하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작품이고 쥐트리트 파스킨트의 향수라는 책이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향수하면 후자가 먼저 생각나죠.
그러나 이 향수는 그 향수와 다릅니다. 바로 고향에 대한 향수를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체코를 떠나 프랑스로 망명한 이레나는 20년만에 남편의 사업으로 인해 다시 체코를 찾게 됩니다. 거기서 자신과 같은 처지인 조세프를 만나게 되지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20년이 지난 조국은 너무나 달라져있습니다. 그 이질적인 괴리감에 괴로운 두사람. 동시에 둘은 동질감을 느끼게 되지요.
거장들의 문학을 읽어보면 참 머리아프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단순히 어렵게만 쓴것이 아닌, 문학적 장치들이지만 번역의 문제인지 한계인지 모를 어떤 딱딱함이 이 책에서도 느껴집니다. 귄터그라스의 양철북을 읽을때보단 휠씬 낫지만요. 세계문학은 어느정도 읽을 수준이 되야 이해가 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좌절도 하게 되지요. 원문으로 읽을 실력이 되는 부러운 사람들의 이야기는 한결같습니다. 원문으로 보면 이해가 쉽고 재미가 있다고. 그 맛을 알리 없는 저는 괜스레 번역탓을 해보지만 번역자의 노고도 상당했겠지요. 문학작품이란 읽는 사람마다 그 의미가 다른 모호성이 존재하는데 과연 역자가 작가의 의도를 잘 알고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책들도 있는데 그정도는 아니었고 다만 ... 그래요 좀 어려웠다고 말해야겠네요. 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느끼는 책이었습니다. 말로하기 힘든 모호한 느낌의 여운이 남게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