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완전 종이 낭비야!
션 테일러 지음, 최지현 옮김, 박형동 그림 / 다림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학교 폭력이 심각해지는 사태를 관망하면서 보게 된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어른들의 반응인데요,

일진이라고 불리는 문제아들에 대한 기사가 나오면 분노의 댓글들이 달립니다. 그런 아이들 보면 죽여버리고 싶다라는 말부터 험악한 말들이 오고 갑니다. 그런 덧글에는 많은 공감이 클릭되곤 하죠.

 

문제아라고 불리는 아이들이 폭력적입니다. 그런 아이들을 보고 분노하는 사람들 역시 폭력적입니다. 폭력은 증오를 낳고 더 큰 폭력을 부릅니다. 폭력을 강압으로 제압한다? 사람은 억누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며 그것은 시대와 역사가 증명한 바 있습니다. 그런 시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구요. 단지 쉽게할 수 있는 분노만 내뱉은채 정작 문제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않고, 평소에 관심조차 없습니다. 다만 강압적으로, 법적으로 수위를 높이라는 말만 하고 그런 의견이 다수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다수의 의견은 절대적이며 소수의 의견은 묵살됩니다. 말도 안되는 것이라도 다수가 주장하면 옳은 것이 됩니다. 집단 이기주의 또한 다수이므로 정의다라는 식이죠.

 

  이 소설은 문제아에 대한 내용입니다. 한 문제아가 선생님에게 노트를 건네받고, 억지로 일기를 쓰기 시작합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이건 완전히 종이 낭비야' 라고 생각하는 소년.

그러나 계속 글을 써가면서 아이는 자기도 모르게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소설속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치부할 수 있습니다. 안될놈은 안된다고.

그러나 정말 안될놈이었던 녀석이 어른이 되어서 훌륭하게 사는 사람 많습니다. 여러번 목격했습니다. 주위에도 있구요.

그런데 어른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관심도 없으면서 보내는 차가운 시선, 안될 새끼는 안된다고. 그런 사람이 독재를 하면 영화에서 처럼 학생들을 다 죽이려고 들지 않겠습니까.

 

저도 훌륭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약간의 말썽을 피웠으나 지금 어른이 되어서는 문제를 일으키고 살진 않습니다. 남에게 피해를 준적도 없고 성실한 사회의 일원으로, 학창시절 몇번 갔던 경찰서를 단 한번도 들락거린 일이 없습니다. 사기를 당한적은 있어도 친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소위 배웠다는 사람들이, 성실했던 사람들이 사기꾼이 되어 가는 경우는 봤습니다. 문제아이들에게 효과를 줄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찾으려고 하지 않고 관심도 없으니 보이지 않는 것이지요.

물론 가해학생들에 대한 보호가 우선해야 함은 말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고 죄를 지으면 응당 그 댓가를 치워야 합니다. 문제는 그런 아이들에게 전혀 주는 것 없이 냉소적인 시선만 보내는 다수의 눈초리입니다. 소설에서 처럼 색다른 방법으로(그리 새로운 방법도 아니긴 하지만) 아이들에게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관심을 기울여 주는 것만으로도 상당부분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인성보다 물질을 중시하는 사회의 분위기, 어른들이 보여줌으로서 교육되는 행동. 아이들만이 문제입니까? 어른들의 범죄가 아이들보다 더 많습니다.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사람들도 삭막하고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경쟁하고 살아남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한 나머지 도태되면 비참해집니다. 경쟁에서 승리할 수 없는 아이들은 폭력으로서라도 자신을 증명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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