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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밥일지 - 청년공, 펜을 들다
천현우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평점 :
열심히 일하면 먹고사는 데 문제가 없어야 한다. 하지만 인건비가 뒤틀린 한국에서는 그것이 문제가 많다.
주간 2교대에 산정된 월급은 200만 원 정도. 일만 하고 사는데도 기본적인 생활이 안 된다. 최저시급은 물론 고용계약서 배부도 지키지 않는 업장이 부지기수다.
인간에게는 분명 등급이 있다. 에어컨 아래 낮잠 잘 수 있는 권리는 노조원에게만 있다. 하청소속 비정규직이 휴식 없이 현장에서 종일 일하고 있음에도 원청 정규직은 사무실에서 시간을 때운다.
현장에서 재해로 쓰러진 동료들을 119에 실어 보내며 작가는 운이 좋아서 오늘도 퇴근할 뿐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디스크 같은 만성 질병에 시달려도 쉬지 않고 일했다. 병원 진료는 물론 산재 처리도 요원했다.
개인의 일대기로써 이토록 극단적인 산업 현장의 민낯을 볼 수 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전태일 열사가 50년 전에 몸을 태웠고, 두 노동인권 변호사가 대통령을 지냈는데. 이런 현실은 말이 안 된다.
용접사로서 일취월장하고 장인의 단계에 도달해 대기업에 들어가 억대 연봉을 받는 결론을 기대했다. 내가 너무 세속적이었나 싶다. 작가는 신생 미디어 기업에 스카우트되어 느리지만 한 걸음씩 사회를 바꾸는 데 이바지하기로 한다.
“대기업이 하청업체 납품 단가 후리듯 일방 통보를 내린 초원씨는 그대로 돌아섰다”(161)
하청업체 소속 젊은 노동자는 풋사랑도 갑을 관계처럼 하는데 웃긴 부분이라 적는다.
대기업이 하청업체 납품 단가 후리듯 일방 통보를 내린 초원씨는 그대로 돌아섰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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