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의 사생활
하영휘 지음 / 푸른역사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조병덕..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도 그럴것이 과거를 준비하다 어머니가 돌아가신후에는 과거를 보는대신 학문에 전념하게 되었다고 하였으니 조선왕조실록과 같이 왕실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다루는 역사서에는 이름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런 사람의 편지가 1700여통이나 남아있다니!! 아단문고에 정리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로 존재하다 저자 하영휘에 의해 정리가 되어 조병덕의 사생활에 대해 지금 이 시대에 알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었다. 대부분이 아들에게 보낸 편지라던데..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여서 편지 말미에 태워버리라는 말이 쓰여진 편지도 간간히 있던데.. 아들도 참 말을 안들었나보다.. 그런 편지가 남아있는걸 보면.. 그래도 그런 아들덕에 지금 이렇게 다른 사생활,, 그것도 학문에만 전념하던 19세기 양반의 생활고, 가정사를 알 수 있다니 한편으론 감사할뿐이다.

양반의 사생활이라는 제목답게 노론인 조병덕의 생애와 가계, 학맥에 대한 설명과 조병덕의 편지를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는 역할을 한 아들 조장희와 조병덕이 산 삼계리와 청석교, 생계가 적힌 편지(1700여통이나 남아있는 편지에서 알 수 있듯 지필묵이 항상 부족했던 조병덕.. 벼슬도 안했으니 생계가 어려웠을텐데.. 그리고 관혼상제 중 혼례와 상례비마련에 어려움을 겪던.,그래도 양반이기에 마실을 나갈땐 가마를 빌려야했기에 빚을 져야했던,. 농사로 생계를 유지하던 조병헌의 모습은 녹봉을 받거나 토호질을 일삼던 양반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그리고 편지에서도 언급하듯 부인과 자신의 재산을 따라 생각하다니!! 예전에는 부인의 재산은 부인이 관리하던 때도 있다지만 19세기 조선에서는 가부장제로 남자가 다 관리했을 것 같은데.. 정말 놀라운 사실이었다), 그리고 19세기 조선의 정치와 사건(특히, 아들 조장희의 토호질!!아비는 학문에 전념하며 시골에서 지낸것과는 달리 청석교에 지내며 금전을 탐내는 그런 성격에 의해 결국엔 불법무단 토호로 체포되다니..), 바깥세상사건들이 담겨있다.. 그것도 대부분의 이야기가 편지에 의해 서술되고 있는,.. 그래서 약간은 수월하게 읽히지 않는다고나 할까나? 당연히 편지는 한문으로 원본도 책 중간중간에 수록되어있다.. 그런 원본을 지금 시대에 맡겨 옮겨논 편지임에도 잘 안쓰이는 단어와 문장맺음때문이랄까? 다른 소설책의 편지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다산 정약용이 강진에 유배가 있을때 아들들에게 학문에 정진하라고 쓰여있던 편지 외에는 상소문과 시같은 것을 제외한 글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런 시점에서 양반의 사생활과 관련된 편지 1700여통의 발견으로 이런 책을 읽을 수 있게되다니!! 다만 아쉬운 건 양반의 사생활이라는 제목에서 많은 양반의 많은 에피소드를 읽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단 한사람의 이야기였다는 점이 안타까우면서도 단 한사람 조병덕의 사생활을 통해 전체 양반의 생활 일부분을 파악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는 그런 책이었다..

정말 아쉬운건.. 책뒤에 연대표와 편지가 실려있는데 약간 글씨가 작다.. 보기에는 문제가 없을 정도지만 읽다보면 눈이 피로해지는.. 본문과 같은 크기였으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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