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 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
고든 맥도날드 지음, 홍화옥 옮김 / IVP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떤 책이 좋은 책일까요? 뭐, 사람마다 기준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아무래도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책은 좋은 책일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단기간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책을 베스트셀러라고 한다면, 장기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 책은 스테디셀러라고 하지요. 베스트셀러는 뭐랄까요, 좀 시류에 영합하는 면이 없지 않아서 한순간에 반짝했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서점에 가서도 스테디셀러코너에 가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

 

   스테디셀러의 경우, 출판사에서 계속 우려먹습니다. 뭐, 증보판, 개정증보판, 보급판 등등 이름을 바꾸어가면서 계속 출간하지요.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 책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매출이 보장되어 있거든요. 새로운 책을 출간하는 것은 아무래도 모험이 따르는 일이니, 안전한 길을 걷는 것이지요.

 

   IVP출판사에서도 가끔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책'과 같은 이름으로 이전에 출판되었던 책들 중에서 가장 반응이 좋았던 책을 다시 인쇄합니다. 그 때 빠지지 않고 포함되는 책이 바로 오늘 소개하는 고든 맥도널드의 '내면 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이에요. (그리고 빌 하이벨스의 '너무 바빠서 기도합니다', 폴 트루니에의 '모험으로 사는 인생', 김영봉의 '사귐의 기도' 등이 포함되겠네요.) 이 책은 1984년에 처음 출간되었는데 한국에서 20만부 이상 팔렸다고 하네요. 우와! 기독교 책이 20만권 팔렸다는 것은 일반 책으로 따지면 100만부 쯤에 해당하는 '초대박 상품'이라고 볼 수 있답니다.

 

   이 책은 어느날 아침 저자에게 찾아온 경험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아주 활동적으로 바쁘게, 인정받으면서 큰 교회의 목사로 사역을 하고 있던 30세의 어느날 아침, 영문도 모르는 채 울음이 터져나왔거든요. 그 동안 쌓여 있었던 무언가가 내면에서 폭발했던 것이지요. 저자는 그것을 '씽크홀증상'이라고 부릅니다.

   '씽크홀'이 무엇인지 아시지요? 몇해전부터 도로 곳곳이 침몰하면서 이 단어가 뉴스에 자주 등장했지요. 지반 아래 있던 암석이 침식되거나 지하수가 고갈되거나 기타의 이유로 지반이 갑자기 꺼져 내리는 현상을 말합니다. 작은 구멍이 생길 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자동차나 나무, 심지어 집이 빨려 들어가는 대형 구멍이 생기기도 하지요. 그날 아침 저자에게 일어났던 것이 바로 그런 현상이었던 것입니다. 내면에서 뭔가 무너져 내렸던 것이지요. 그날의 경험을 곰곰히 생각해본 저자는 내면 세계에 대해서 주목하게 되고, 내면 세계를 잘 관리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이 책은 그런 묵상과 훈련의 결과물인 것이지요.

 

   저자는 우리들 대부분이 내면 세계의 관리에 소홀하다고 지적합니다. 외부 세계는 가시적이고 현실적이어서 관리를 하기가 쉽지만 내면 세계는 보이지 않을 뿐더러 무시되더라도 외부 세계만큼 큰 소리로 아우성치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내면 세계가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때가 오면 무너져 내리는 것이지요. 피로, 환멸, 실패, 패배가 무섭게 엄습하고 나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모르게 되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내면 세계로부터 외부 세계를 지향할 때 가장 잘 살 수 있도록 만드셨습니다. 잠언은 이 사실을 이렇게 이야기하지요. "그 무엇보다도 너는 네 마음을 지켜라. 그 마음이 바로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이다."(잠 4:23) 

   '마음을 지키라'구요.. 이것이 명령의 형태로 주어진 것에 주목해 주십시오. 즉, 이것은 우리가 선택하고 따라야 할 명령입니다.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마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것을 먼저 지키기로 선택하고 힘을 써야된다는 의미지요.

   이제 저자는 어떻게 하면 마음을 지킬 수 있는지, 조금 더 거창하게 번역해서 어떻게 하면 '내면 세계의 질서'를 세울 수 있는지에 대해서 동기부여, 시간 사용, 지혜와 지식, 영적인 힘, 회복이라는 주제로 나누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읽어보세요^^

 

   이 책에서 가장 사람들에게 도전을 주었던 부분은 첫 번째로 제시했던 동기부여라는 주제였습니다. 여기서 저자는 사람을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있지요. 하나는 '쫓겨다니는 사람'이고, 또 하나는 '부름받은 사람'입니다.

   당연하게도 저자는 쫓겨다니는 삶에 대해서 부정적입니다. 그들이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그들이 사회에 공헌을 하는 경우도 많지요. 조직을 창설하고 업적을 이루어냅니다. 종종 매우 명석해서 수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을 주는 새로운 방법과 수단을 만들어내기도 하지요. 하지만 어쨌건 쫓겨다니는 것은 쫓겨다니는 것이며, 스스로를 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서 저자는 쫓겨다니는 사람들을 가려내는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합니다. 한 번 죽 읽어보시면서 스스로 체크해 보실까요?

 

1. 쫓겨다니는 사람은 오직 무엇인가를 성취했을 때에만 만족감을 느낀다.

2. 쫓겨다니는 사람은 성취를 표시하는 상징에 집착한다.

3. 쫓겨다니는 사람은 보통 고삐 풀린 팽창욕에 사로잡혀 있다.

4. 쫓겨다니는 사람은 온전한 인격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경향이 있다.

5. 쫓겨다니는 사람은 대인 관계 기술을 닦는데 신경쓰지 않는다.

6. 쫓겨다니는 사람은 보통 경쟁심이 강하다.

7. 쫓겨다니는 사람은 화산처럼 격렬한 분노를 품고 있다.

8. 쫓겨다니는 사람은 대개 비정상적으로 바쁘고, 노는 것을 싫어하고, 영적인 예배를 피한다.

 

   그렇다면 부름받은 사람은 어떤 모습을 보일까요?

 

1. 부름받은 사람은 자신이 청지기임을 알고 있다.

2. 부름받은 사람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3. 부름받은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있다.

4. 부름받은 사람은 굳은 헌신을 몸소 실천한다.

 

   쫓겨다니는 사람도 과연 변화될 수 있을까요? 저자는 이에 대해 'YES!'라고 대답합니다. 그런 변화는, 쫓겨다니는 사람 스스로가 자신이 부르심이 아니라 충동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이야기하지요.

   그럼 그런 사실은 어떻게 직시하게 될까요? 인생에서 한동안 예수님의 말씀을 듣게 되면 쫓기는 삶의 뿌리와 모든 양상들이 폭로된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쫓겨다니는 삶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은 사람은 그리스도의 말씀을 따르는 성숙한 이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권하지요.

   이 책은 그 역할을 잘 해줍니다. 저자가 반드시 영적으로 성숙해서가 아니라, 쫓겨다니는 삶을 직시하고 방향을 내면으로 바꾸기 시작한 후 조금씩 성장한 과정에서 얻은 통찰과 경험을 솔직하게 전달해주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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