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기적 스님이다 - 깨어 있는 이기심이 길이 되다
쿠바 탐디(이선재) 지음 / 민족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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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보는 영상이 있다. 초대된 강사들이 내 구미에 맞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들과 대화하는 아나운서들의 발음, 화법이 좋아서 몇 개 보기 시작했는데 추천 영상이 꼬리를 잇는다. 돈을 포함한 물질(드러나는) 가치 대 정신(보이지 않는) 가치들이 번갈아가며 뜬다. 같은 채널 내에 이렇게 상반된 가치를 집중적으로 보여주니 우리에게 더 완벽해지라고 권하는 것 같다. 물론 그들 채널은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가지 않으면 이 험난한 세상에서 버티기 힘들게 느껴진다. 그래서 이런 채널을 외면하고 싶다. 조금 숨을 고르고 있을 때에 이런 책에 눈길이 따른다. 영상과 다르게 책이 주는 이점 안에서 저자의 생각과 교류하며 책을 들고 놓기를 반복한다.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 그리고 살고 싶은가라는 질문과 함께.


국제기구에서 한국 청년들을 25년 동안 만났던 저자는 라오스에서 출가했다. 높은 지혜라는 아티빤뇨라는 법명을 받은 승려이다. 저자 소개에 청년들에게 '막 살되, 맑고 밝고 씩씩하게 살아라'고 말한다. 저자의 생각이 이 책에 어떻게 녹아있을지 궁금해졌다.


한국, 라오스를 몸으로 겪고, 그외 세상을 책과 만나온 사람 등의 간접 경험으로 차곡 쌓아올린 저자는 자신과 세상을 공부하여 이해하고 수행하며 실천으로 이어왔다. 이해하고 내려놓기 - 마음은 적인가, 친구인가 - 변화를 만드는 힘의 목차로, 3부로 이뤄져 있다. 저자는 자신의 삶과 사유를 녹여낸 자신만의 길에 독자가 함께 걷기를 청한다. 함께 시작한 길은 어느 순간 저자와 자연스럽게 헤어져서 독자 자신만의 길에 서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건넨다.


우리 미래에 대한 깊은 비관에 빠져서 인도 순례를 떠난 저자는 숲 속에서 자신의 해탈을 좇는 이기적 승려가 되어 갔다고 한다. 그러나 그 이기심의 끝에서 새로운 질문이 그치지 않고 이어졌다. 그 사유를 우리는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널리 알려진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붓다와 연결하여 풀어가고 있다. 저자는 붓다가 이 세상에 살았다면, 이라는 가정으로 붓다의 지혜를 빌어온다. 각 장마다 생각과 궁리에 마친다. 여러 질문이 엉킨 저자의 생각을 좇으며 독자는 자신에게 계속 질문하게 된다. 저자의 것에 동의한다면 이 책을 밀고 갈 힘이 생길 것이다. 사실 이런 이야기를 주변 사람들과 하다 보면 이상하게 비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려운 불교 강의가 아니라 우연히 좋은 때에 스님을 만나 이런저런 대화를 하는 느낌이 든다. 스님에게 이런 고백을 듣는다면... 출가해서 그동안 욕망했던 술, 담배, 여자를 끊으니 도인이 되는 줄 알았다. 알고 보니 더 깊숙한 욕망의 뿌리가 보였는데, 그건 다름 아닌 "나"! 수행하는 이들만큼은 아니겠지만 우리 역시 살아가면서 꼭 찾아야 하는 나와 늘 싸우고 있지 않은가?! 그 싸움 속에서 우리가 일상에서 좀 멋진 나를 만날 때가 있다. 그때 역시 깨닫는다. 우쭐해지지 말 것! 이런 깨달음이 반복되다 보면 저자가 말하는 무자아의 세계 가까이에 설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품어 본다.


나와 세상에서 일어나는 무수한 저자의 질문을 좇다 보면 마지막 질문에 이른다. 남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깊은 욕망의 나에게, 그리고 세상의 일원인 나에게 묻는다.


지금 뭐해?


지금 이 순간을 알아차리며 지족하기, 건강한 공동체 만들기에 힘쓰기..

저자의 생각에 동의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나의 답을 만들어가면 될 뿐. 그렇지만, 그가 안내하는 붓다의 지혜 안에서 점검해 보면 좋으리라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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