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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를 만나다 - 위대하지만 위험한 철학자
신성권 지음 / 하늘아래 / 2021년 2월
평점 :
작년에 이진우 철학자의 <인생에 한번은 차라투스트라> 신간에 끌려서 책을 읽은 후, 해제서만 읽었다는 부끄러움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지인들과 온라인으로 천천히, 깊게 읽고 있는 중이다. 지인들과 책을 마치는 중에 젊은 신성권 저자의 니체에 대한 그만의 해석을 담은 <위대하지만 위험한 철학자 니체를 만나다>의 신간 소식을 보고 반가웠다. 무늬만 기독교 신자로 살아온 나는 성경을 완독할 마음은 없으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만은 완독하고 싶다는 바람을 가진 탓에 이 책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제시하는 책들에도 눈길이 갔다. 저자는 니체의 여러 저작의 명구를 인용하며 니체의 철학의 기본 얼개를 독자에게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 예술을 사랑했던 니체의 취향을 존중한 듯 저자는 화가의 화법의 발전에 빗대어 니체의 철학 개념을 설명하고 있어서 더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
르네상스 시대를 시작으로 신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여러 분야에서 사람 중심으로 나아가던 니체 당시의 시대는 중세에 비해서 크나큰 사상의 진보를 보이긴 했으나, 여전히 기독교를 중심으로 정신 세계를 이해하던 종교적 신념이 공고한 시대였다. 그런 시대의 유럽의 중심 국가에서 니체는 호기롭게 신은 죽었다고 외친, 선을 넘은 이단의 철학자였다. 그런 그가 21세기에도 회자되는 데에 궁금증이 인다. 저자는 우리 시대에 그가 필요한 이유를 쇼펜하우어의 관점으로 시작하여 니체의 여러 저작에서 타당한 근거를 찾아 이 책에 끌어 모았다. 현대인들의 탈종교화가 심해지고 있는 이 때에 우리는 (없어도 살 수 있겠지만) 새로운 정신적 버팀목을 찾게 된다. 또한 소비 욕망을 유독 강조하는 자본주의 시대에 우리는 돈으로 구입할 수 있는 갖가지 유형, 무형의 상품을 소비 하면서 언뜻 자존감( 소확행이라 불리기도 하는 등 개개마다 다른 만족의 용어들을 붙일 것이다.)이 오른 듯 잘 살고 있다며 자신만만해 하지만, 그 소비 심리 바닥을 들여다 보면 죽은 신을 비집고 들어선 소비 욕망에 휘둘린다는 것에 다를 바 없다는 자조적인 모습에 공감할 것이다. 내 욕망(의지)에 따라 소비를 했는데도 나를 더 소외시키는 이 행위를 우리는 이해해야 하는가? 그렇기에 21세기에 니체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저자의 견해에 독자는 책에 빠져 들며 점차 공감하게 된다.
니체의 여러 저작 중 어느 한 권이라도 읽은 후 혹은 반대로 이 책을 읽고 니체의 저작을 만나도 좋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