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이 유한한 인생에서 꼭 한 번 해볼 만한 것에 대한 기준은 각자 다 다르지만, 이런 책 제목에 한 번쯤은 궁금해진다. <인생에 한번은 차라투스트라> 책 뒤표지의 소개처럼 신은 죽었다고 외친 얼빠져 보이는 니체의 이름에 끌려서든 철학서에 대한 전투적인 자세로 책을 시작하든 니체와 차라투스트라를 한 번쯤 들어본 이는 많아도 제대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완독 혹은 정독한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을 니체가 미래의 성경이라 일컬어질 것이라 했다고. 성경처럼 회자 되긴 하지만 정독한 비율은 낮은 책이란 점은 좀 닮은 것 같다. ^^; 아주 오래 전 교양 철학 시간에 니체를 애정하는 철학과 선생님 덕분에 니체에 대한 이야기는 참으로 많이 들었지만 조금 인생을 알겠다고 느끼는 때가 오니 잘 읽어낼 자신은 없지만, 상징과 비유가 가득 찬 이 책을 읽고 싶은 욕구가 일었다. 이런 해설서의 도움을 받는다면 더욱이.
독문학을 전공하고 독일에서 철학 학위를 받은 이진우 철학자가 쓴 <인생에 한번은 차라투스트라>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함께 교양서를 기획하는 휴머니스트에서 선보였다. 머리말에서 저자가 밝히듯 과거 저자가 <고전의 재발견>이란 이름으로 두 달간 교양 프로그램의 강의를 바탕으로 한 지면 강의의 형태를 띄고 있다. 구어체 위주의 높임말 어미로 지면에 옮겨져서 나 역시 현장 강의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책 군데군데 관련된 명화 설명도 니체의 사상과 감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총 10장으로 구성된 내용은 머리말과 4부의 내용을 골고루 2장씩 분배하고 있다. 로마 신화 등 서구 문화에 대한 식견을 갖추고 상징과 비유를 읽어내는 기술이 필요한 <차라투스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겁부터 날 일반 독자를 위해 저자는 편안한 어조로 책의 긴 여정을 함께 해준다. 본서보다 해설서인 이 책을 먼저 읽던 나 역시 혼자서도 읽어 볼 용기를 얻어 저자가 번역한 책을 구입했다. 이 책은 독서 모임 등을 통해서만이 포기의 유혹을 견디고 완독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이 해설서 덕에 혼자서도 해 볼 만한 배짱을 얻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해석은 독자의 개별성에 따라 ‘무궁무진할 수 있다’는 저자의 표현처럼 나만의 해석을 정리하기 위해 <인생에 한번은 차라투스라>를 도움 받고 있다. 20년 끝을 며칠 앞두고 뒤늦게 시작한 20년의 잘 한 시도 중 한 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