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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에게 권하는 경제학 -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경제학의 쓸모 ㅣ 10대에게 권하는 시리즈
오형규 지음 / 글담출판 / 2020년 11월
평점 :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바다는 메워도 사람 욕심은 못 메운다.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 미끼가 커야 큰 고기를 잡는다.
김매는 주인이 놉 아흔아홉 몫 한다./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놓친다.
놓친 물고기가 커 보인다. / 이왕이면 다홍치마.
열 번 재고 가위질은 한 번 하라./ 싼 게 비지떡.
바늘 가는 데 실 간다./ 꿩 대신 닭.
속담 배우는 중인 것 같죠? ^^ 우리 선조들이 몸소 익힌 경제 관념이 고스란히 배어 든 속담이죠. 이 속담들에 어떤 경제 용어들이 숨어 있고 경제 개념이 담겨 있는지 현재 한국경제신문에서 논설실장으로 재직 중인 오형규 저자는 <10대에게 권하는 경제학>에서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경제학을 소개하고 있어요.
<톰 소여의 모험><인어공주><심청전><허생전><상도> 등의 책에서는 어떤 경제 개념이 숨어 있을까요? 아이들에게 익숙한 책을 경제학의 틀에서 보면 새롭고 흥미로운 관점을 익힐 수 있지요. 영화 <다크 나이트>,<매트릭스>,<멋진 신세계>,<아일랜드>,<가타카>,<1984> 등에서는 어떤 경제학적인 교훈을 만날 수 있을까요?
수학 교과서 같이 보이는 경제학의 오해를 풀어주기 위하여 저자가 아이들 수준에 맞춰 찾은 경제 관련 책과 영화 등으로 경제학을 이해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아이들 책이지만 사회 교과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위해 어른이 읽어도 좋을 정도로요.
속담,책, 영화 등에 숨겨진 흥미로운 경제 이야기를 저자는 책의 말미에 소개합니다. 목차를 살펴보며 이 이야기 보따리를 책의 앞에 풀어놨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중요한 경제의 역사와 그리 길지 않은 정치경제학사에서 활동한 학자들에 대한 예의였다는 것을 책의 마지막까지 읽으니 저자의 속내를 알아차릴 수 있어요. 이 책의 핵심인 세계사 속에 흐르는 경제학의 물꼬와 발전의 모습을 2,3장에 잘 배치해 놓았죠. 이 책의 정수를 빼놓지 않고 읽기를 바라는 저자와 출판사의 의도를 10대 독자들은 살뜰하게 챙기기를 바랍니다. ^^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권할 의도로 10대 책도 읽는 어른 독자인 저조차도 경제학의 재미에 빠져서 즐거웠어요. 고교때 새로 부임하여 열정적으로 가르치신 사회 선생님의 수업 시간이 떠오를 만큼요.
요즘 중,고생 아이들은 수행 평가로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과 연계한 발표 준비도 많이 해야 하죠. 경제학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으로 읽기에도 유익한 책이지만 수행 평가 준비를 위한 재료를 많이 제공하고 있어서도 어여쁜 책이에요. 이 글 처음에 소개한 속담, 책, 영화와 접목시켜도 좋고 경제학의 역사와 관심 가는 경제학자에 대한 연구 보고를 해도 괜찮으리라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