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정원 - 12색 물감으로 완성하는 수채화 컬러링북 Collect 4
차유정(위시유)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름신을 부르지만 행복하게 해주는 책, <나의 작은 정원>


어릴 적 아버지의 작은 꽃밭이 기억난다. 아이와 함께 아버지가 좀 더 젊으셨던 손주 손을 잡고 놀이터에서 놀아주셨던 그때 사진을 보면서 기분 좋아진다. “할아버지 정말 젊으셨어!, 나랑 닮았어!”


좁고 길었던 집 앞 마당- 아마도 그 집이 우리 첫집이었던 것 같다, 아버지가 정성 들여 키웠던 포도나무, 수세미 나무와 여러 가지 꽃들. 이 책은 그때 한창 젊은 시절, 현재 나보다 더 젊은 아버지의 한때로 안내한다. 꽃 이름을 잘 알진 못하지만 꽃과 나무에 눈길이 머물 수 있게 된 것은 아버지 덕택이다. 그러나 아버지처럼 꽃을 잘 키우는 금손은 아니어서 여러 아이들이 내 손에서 아쉽게 떠난 아픔에 예민한 아이들은 집에 들이지 못하지만 이렇게 수채화로 가까이 할 수 있어서 반갑고 고맙다.



코로나 초창기이던 봄에 우연히 온라인 취미 모임으로 색연필로 그리는 식물 세밀화 모임을 열심히 했는데 한 달 미션 인증 기간이 끝나니 느슨해졌다. 다시 그려야지 마음만 머물다.. 반가운 이 신간에 큰 지름신을 불렀다. 책보다 더 비싼 물감과 종이들지만 반갑게 구비해서 하나씩 따라 그리고, 색깔 옷을 입히고 있다.



이 책은 정보 양을 덜고 책으로 보고, 동영상으로 또 보고, 자꾸 보게 만드는 책이다. 그래서 색의 그 미묘한 느낌을 더 집중하게 해준다. 너무 많은 정보가 없어서 처음엔 당혹스러웠는데 그 점이 매력이 됐다. 덕분에 차유정 화가의 전작을 더 구비했지만~, 이 또한 즐겁게 샀다. 분권화되어 있는 두 책 중 본책은 색깔과 색칠하기에 대해 글로 설명이 돼있고, 동영상 링크로 안내해주는 QR 코드가 있다.


색칠 가능한 부록은 나만의 귀여운 스케치북이 되어준다. 총 32장의 스케치가 그려져 있어서 붓만 들면 언제든 완성 가능하고, 낱장도 깔끔하게 떼어져 완성도 높은 그림은 액자에 담아도 좋을 듯하다.





처음 도전한, 내가 좋아하는 블랙 올리브, 이상히도 처음 올리브 먹고 어색했던 그 낯선 맛이 이제는 샐러드와 피자 등 빠지면 아쉬운 그 블랙 올리브가 처음으로 눈에 잡혔다. 무엇보다 책에서 사용하는 물감이 아직 배달 전이어서 집에 있는 수채화 색연필로 바탕을 칠하고 물붓만으로 조절해서 그려낸 어설픈 첫 성과물이다.



두 번째도 윈저 물감이 도착 전이고 혼자 스케치도 해 보며 시도해 봤다. 200그램 종이에 그린 터라 좀 울어버린 몬스테라 잎이다.




세 번째는 드디어 도착한 윈저 물감을 뜯자마자 시도한 유칼립투스 잎이다. 잎맥을 칠하는 게 힘들고 어설펐지만 세 번째 초록이 아이가 색깔 옷을 입으니 어여쁘다.


 

비록 결과물이 아직 책과 다른 색 같아 민망하지만 같은 물감 원색으로 다른 색들이 탄생하는 재미를 언급한 차유정 화가의 말처럼 나만의 개성으로 받아들이려 노력 중이다. ^^; 어느 날 내 맘에 더 쏙 드는 결과물이 나오길 기다리며 32장의 그림이 한 권의 화려한 색깔 책으로 변신할 때까지 시간과 정성을 들이려고 한다, 실제로 잘 못키우는 초록이들의 그림에서 키우는 심정으로, 이번 가을엔 이렇게 저무는 나뭇잎들을 이 곳에 박제하려고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