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Strong Words - 말대꾸 에세이
딥박 지음, 25일 그림 / 구층책방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딥박이라는 필명을 가진 한 회사원의 솔직 과감한 [글쎄 Strong Words]는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는 일상을 보내지만 말놀이에 있어서 다른 재주를 갖고 있다고 뽐내듯, 재치 번뜩이는 일상의 관찰과 해석의 말놀이를 담고 있다. 부제처럼 붙은 ‘말대꾸 에세이’라는 낯선 말도, 달걀 프라이가 담긴 팬의 시차 같은 샷이 표지 앞, 뒤를 장식하고 있어 독자의 호기심도 자극한다.


TV, 퇴근후, 혼밥의 총 세 장을 구성으로 주중 회사 격무와 주말 홀로 생활하며 TV와 벗 삼으며 떠오르는 여러 단상을 가벼운 말장난 같은 시적 말놀이로 담아내고 있다. 더러 긴 일기처럼 깊고 여운 있는 시간도 독자에게 제공한다. 짧은 글을 쓸 수밖에 없는 거북목의 체형을 탓하며 독자에게 긴 글을 못쓰는 이유를 변명하듯 자신을 소개하지만, 그 짧은 글에는 번뜩이는 말 놀이를 넘는 깊이 있는 생각거리를 독자에게 제시한다. 마치 ‘내 생각에 넌 어떻게 맞받아칠 거야?’ 라고 작가는 우리에게 반문하기에 우리는 말대꾸 에세이 부제를 자연스레 떠올린다. 저자의 말놀이 대결장에 빠져들어 나만의 말대꾸를 고심한다. 일상에서 우리는 제때 말대꾸를 못해서 손해(?) 본 느낌이 들 때가 있지 않는가? 그런 실수를 줄여 주기 위해 저자가 우리에게 말대꾸 교육의 장으로 부른 듯하다.


총 세 장중 퇴근후와 혼밥의 시간은 자신을 단련해 주는 시간으로 제격이다. 그런 시간에 사색이 깃들기는 좋다. 하지만 우리는 TV를 볼 때 가끔 자신을 놓친다. 다큐, 예능, 뉴스에 담긴 저자의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고 마음이 울리기도 한다. 혼자 사는 저자(곧 가족이 생긴다고 한다^^)가 TV를 보면서도 혼자 사는 무료함을 달래며 TV와 대화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TV에게 말대꾸를 잘 해댄다. 그리고 혼밥에는 혼자 사는 독립한 아들의 부모, 가족 생각에 대한 마음을 읽을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여느 에세이처럼 자신의 개인사가 잘 배어든 글이 책의 후미를 채우고 있다. 책방에 가면 아름다운 말로 우리 인생을 위로하는 책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음에 불편하다는 저자의 고백이 이 책에 역설적으로 채워져 있다. 말장난 같지만 결국 그의 의중도 우리 모두에게 우린 잘 하고 있고 잘 할 거란 응원이 담겨있다. 요즘처럼 비 오고 쳐지는 날에 읽기 딱 좋은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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