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세계사 - 개를 사랑하는 이를 위한 작은 개의 위대한 역사
이선필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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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사랑하는 이를 위한 작은 개의 위대한 역사라는 부제가 이 책의 이선필 저자의 속마음이다. 하지만 공식 제목은 [독한 세계사]이다.
 
저자의 이력을 보면 이 책의 집필의 배경의 궁금증이 아주 약간 해소된다. 유럽정치사를 전공했고 현재 한 대학에서 [동물복지의 인문학]이란 강의를 한다고 한다. 책 말미에 온 가족이 애견 관련 일을 하고 있고 애견 관련 신문에 칼럼을 기고했다는 부분에서 이 책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모두 이해된다. 하지만 세계 각 지역에서 개의 역사만 집중적으로 파헤친다는 것은 쉬운 작업이 아니었을 것 같다. 동서양 16 지역의 역사에서 개 이야기를 천천히 따라가면 개를 통해 우리 인류사 전체를 볼 수 있는 큰 감이 생긴다.

오래오래 전 개는 어떤 취급을 받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은 유물, 유적 발굴지에서 드러난다. 사람과 함께 매장되기도 했고 거의 많은 문명에서 개는 이승과 저승의 중간계에서 맴도는 영험한 사신 이미지가 벽화, 토우, 그림 등 여러 형태로 남겨졌다는 것도 흥미롭다. 단순히 각 문명(나라)의 정체성으로도 개의 대우는 달라졌으나 어느 통치자 아래 태어났나에 따라 사람처럼 천당과 지옥 생활을 하기도 했다.

메소포타미아부터 시작한 개의 고된 역사(그래서 제목이 독한 역사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Dog한 역사라는 말장난으로 개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제목이 무척 맘에 들면서도 서글프다.)는 우리 역사로 마무리된다. 우리의 전통개인 삽살개가 역시 중요하게 다뤄진다. 그리고 우리가 어쩌다 보양식으로 개를 취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역사의 흐름을 따라 그 궁금증을 풀어준다. 

팽창한 반려 동물 산업과 달리 조금 아쉬운 우리 반려견 문화를 지적하는 저자의 의견에 공감한다. 견주 개인의 취향으로 개를 잘 보살피면 충분하지, 이렇게 개의 역사를 알아야 되는가 반문할 수도 있지만 무언가를 좋아하고 보살피는 것에 나름의 철학이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제안을 하며 개를 사랑하는 분들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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