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의 말들 -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는 행복
은한 지음 / 문학수첩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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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쓰는 서평입니다.-


 책 내용을 서평하기 전에 작가를 거리로 나가게 만든 임용고시를 얘기하고 싶다. 나 역시 임용고시를 공부했다가 불합격하고(다행히? 소수점 차이로 떨어진 것은 아니어서 비교적 쿨하게 마음을 접을 수 있었다.) 다른 길을 찾았다. 이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서평도 지원하게 되었다.

  임용고시는 공무원 시험과 달리 1년에 한 번 시험을 치르는데 그것도 보통 12월 첫째 주 토요일에 치른다. 즉, 임용고시를 합격하지 못했다는 것은 1년을 통으로 날렸다는 뜻이 된다. 경쟁률은 주요 과목들은 보통 1:10 정도 되는데 "경쟁률이 낮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임용고시는 일반 공무원 시험과 달리 허수가 없다. 쉽게 설명하면 각 고등학교에서 반 2~3등했던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모아 놓고 당락을 정하는 시험이다. 게다가 점수만 공개되고 정답, 해설 등이 없기 때문에 오답을 모른 채 소수점 두 자리 차이로도 탈락하는 시험이 되는 것이다.

 가장 안타까운 점은 임용고시를 접으면 다른 길이 잘 보이는 것도 아니다. 해외 연수를 한 것도 아니고, 토익을 공부한 것도 아니고, 인턴을 한 것도 아니고, 스펙을 쌓은 것도 아니다. 남는 것은 한국사 자격증과(임용고시를 볼 때 필수이다.) 교사 자격증. 

 나도 이런 과정을 겪었고, 더 늦었다가는 공백기만 길어질 것 같아서 빠르게 취업준비생이 되었다. 이런 심정을 알고 있기에 요즘 말로 과몰입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작가는 임용고시에 소수점 두 자리 차이로 수년을 낙방하고 삶을 포기하기 전에 1년만 놀아볼 생각으로 해금을 들고 거리에 나왔다. 그것도 엄청 내향적이었던 사람이. 그런데 그 거리 공연을 계기로 거리 공연가로 직업을 삼게 되었고 10년 넘게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거리 공연가로 일하면서 즐거웠던 점, 힘들었던 점을 얘기한다.

 해금을 전공한 것은 아니지만 전공하지 않았기에 오히려 자신감을 가지고 거리에서 공연을 한다. 눈치를 볼 교수나 동료가 없기 때문이다. 거리 공연가로서 안정적인 수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전국팔도를 돌아다녀야 하지만 작가는 행복을 느낀다.

 작가가 거리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 부러웠다. 나는 몇 년간 일반 기업에서 일을 했지만 사실상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것일뿐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돈을 좇는 것도 아니고 돈을 조금 벌더라도 마음 편히 일하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

 그리고 작가의 용기가 대단했다고 생각한다. 교사를 꿈꿨던 인재가 거리에서 공연을 하는 것이 쉬울까? 우리가 생각하는 거리 공연가는 어렸을 때부터 음악에 재능이 있어서 그 재능을 살리기 위해 거리에서 공연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전혀 다른 길인 교사를 꿈꾸던 사람이(그것도 햇빛 알러지가 있는 사람이)거리에서 공연을 하고, 심지어 그것으로 먹고 산다고 한다면? 그 쉽지 않은 길을 걸어가는 작가의 용기에 나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이 책을 통해 거리 공연가의 인식이 바뀌게 되었다. 거리 공연만으로도 먹고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공연을 할 때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그 한 번의 공연을 하기 위해 뒤에서 열심히 발버둥 치고 있다는 것도.

 조만간 은한의 공연을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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