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 새로운 전장으로 - 크래프톤웨이 두 번째 이야기
이기문 지음 / 김영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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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적 게임이 된 배틀그라운드, 그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PUBG와 크래프톤의 2016~2020년 주요 경영진의 이야기, 사내 변화를 모두 담은 책이다. 회의록, 기록 등등 모든 자료를 활용하여 써 내려간 책이고 책의 분량은 630쪽으로 꽤 두꺼운 편.


 책을 읽는 내내 든 생각은 한국 기업이 왜 점차 망가지는지 여실히 드러났다는 것이다. 내가 회사에서 일할 때 신물났던 이유.

1.회사 설립

2.오랜 기간 동안 부진

3.어느 시점에서 대박이 남

4.그 대박으로 인해 인력을 충원함

5.새로운 인력은 기존의 문화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으며 기존 인력은 새로운 인력을 이해하지 못함

7.기존 경영진은 갑자기 늘어난 인재들 때문에 경영하는데 애를 먹음

8.남은 인력들이 시간과 몸을 갈아가면서 일을 마침

9.일은 완성되지만 기존에 능력 있던 인재들의 퇴사가 빈번히 일어나면서 회사 전체의 분위기가 뒤숭숭함

10. 어느 순간 회사는 정체기에 들어서게 됨


 자금이 점차 말라가고 직원들 월급 줄 돈마저 걱정하던 블루홀은 배틀그라운드 출시로 대박이 난다. 그리고 인력을 충원하면서 배틀그라운드 IP를 키우고 전 세계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사람을 아무리 충원해도 인력과 시간은 부족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직원들 사이에, 경영진 사이에 끊임없이 잡음이 나오게 된다. 

 글을 읽어 보면 크래프톤의 경영진은 나름대로 계속 개선하긴 했다. 보상 체계나 사내 시스템이나 끊임없이... 하지만 직원들은 납득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리부트 셀이라는 명목하에 실패해도 사내 이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줬다. 그러나 보통 직원이라면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고 퇴사종용이라는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경영진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지 말고 수평적 자세로 적극적으로 질문하라고 분위기를 조성한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그게 가능할까? 모두들 알다시피 질문을 해서 핀잔을 안 들으면 그나마 다행이고 잘못하면 내 일이 추가될 뿐이다.

 크래프톤이 지향하는 바는 책을 통해서 어느 정도 드러난다. 개발자들이 재밌는 게임을 잘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 근데요... 오늘 하루 일 쳐내기도 힘든데 재밌는 게임인지 고민할 생각이 얼마나 있을까요? 실패 몇 번 하면 사실상 지원이 끊기고 방출되다 싶이 하는데 두렵지 않을 생각이 얼마나 있을까요?

 중간중간에 보면 기본급, 성과급 얘기가 나올 때 직원들은 불만에 차 있다. 그럴 수 밖에. 최고 이익을 내고 그것이 기사로 날 정도인데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없으니. 

 

 이 책은 직원들의 얘기보다는 경영진의 얘기, 회의록, 메일 등을 기반으로 집필된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일했던 직원들의 이야기는 다루지 못하는 것이 조금 아쉽다. 크래프톤이 그렇게 좋았다면 왜 그렇게 퇴사를 했을까? 

 덧붙여 나는 이것이 크래프톤 뿐만 아니라 본질적으로 한국 기업들이 가진 문제점이라 생각한다. 직원을 아직도 '인력 자원'으로 생각한다는 것. 아직도 시간을 갈아 넣어서 완성도를 높인다는 것. 과거의 한국은 그렇게 됐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시대는 사람을 갈아 넣어서 만든다고 양질의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 빠르게, 오래 일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꼭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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