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엄마의 부엌에서 배운 것들

내가 엄마의 부엌에서 배운 것들 - 엄마 없이 먹고 사랑하고 살아가기
맷 매컬레스터 지음, 이수정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2월

 

책을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저자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종군기자이다.

그럼 전쟁이야기냐고?

아니다. 

'엄마'에게서 벗어나고자 전쟁속으로 들어갔던 저자가 '엄마'를 다시 찾고자 엄마와의 추억이 있던 부엌으로 들어가는 이야기이다.

책을 읽다보니 이건 요리책인가 싶기도 하고, 저자의 엄마의 삶을 다시 찾아가는 이야기에선 그 파란만장한 삶이 소설같기도했다.

하지만, 결론은 이제야 엄마의 품에서 자란 자신의 자서전같은 이야기이다.

 

저자의 어린시절은 아버지,엄마,누나와 함께하는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엄마는 부엌에서 맛있는 음식들을 해주었으며, 그들의 삶에는 웃음이 넘쳤다.

 

하지만, 언젠가 엄마가 갖고있던 정신적인 병이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그들 가족에게는 불행이 몰려왔다.

아버지와 엄마는 이혼을 했고, 정신병이 심해지는 엄마때문에 정상적인 삶이 어려웠다.

청소년시절 저자와 엄마는 그렇게 자주 부딪혔고, 저자는 제정신이지않은 엄마가 죽기를 바란다고 입밖으로 얘기하기도했다.

그 엄마에게서 벗어나고자 종군기자가 되어 엄마와 연락이 닿지않는 전쟁통을 다녔다.

 

그러다 엄마는 어느날 돌아가셨고, 저자는 오히려 너무나도 슬퍼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리고는 엄마의 자취를 찾아나선다.

엄마와의 기억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 자신의 어린시절 부엌에서 음식을 해주시던 어머니의 따스함을 기억해 이제는 옆에 없지만 엄마와 교감하기위해 엄마의 요리를 따라해보기 시작한다.

더불어 엄마의 병원기록, 삶의 자취들을 찾아다니며 본인이 없었던 삶속의 엄마를 찾아나선다.

 

저자의 이런모습을 보며, 나도 내 아이를 생각했다.

내아이도 커서 나의 부엌을 생각할까?

그러기엔 정성도 솜씨도 너무 부족한 나의 부엌이라 부끄러웠다.

뜬금없지만 나도 내 아이가 먼훗날 어린시절을 기억할때 나의 음식들을 기억하며 따뜻한 미소를 지을수있게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리고 사랑했던 가족을 잃는 슬픔..

하지만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방법을 그 사람과 함께했던 가장 즐거운 시간을 기억해 다시 행해보는 그 작업이 참 좋아보였다.

그저 슬퍼만하고있는것이 아니라, 그사람과의 추억을 공유하는.

3년간의 그 과정후 저자는 오롯이 다시 미래를 살아갈 힘을 얻었다.

엄마의 부엌속 레시피와 엄마로부터 배워 더 나은 그만의 삶을 그릴수 있었다.

 

하나더.

아이들에게 있어서 엄마의 존재를 새삼 느꼈다.

엄마가 바로서지않으면 무너지는 아이들.

포근한 가정속에는 엄마라는 존재가 있음을 다시 느끼며 나의 마음도 바로잡아보았다.

 

내가 엄마의 부엌에서 배운것들.

오랜만에 참 재밌게 읽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