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어지러이 나는 섬 작가 아리스 시리즈
아리스가와 아리스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작가 아리스 시리즈.

 

  고립된 섬에 불시착한 탐정과 작가, 은거한 문학가, 초대된 한 무리의 사람들, 섬을 뒤덮은 까마귀떼, 며칠 뒤까지는 오지 않는 배, 끊긴 전화 및 인터넷 선....... 불길한 기운이 감돌고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범인은 이 안에 있다'는 메시지만큼 섬뜩한 게 있을까?

 

  그런데 아리스가와 아리스는 이 배경을 가지고 끔찍한 스릴러를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소소하다.

 

  작품의 중반이 될 때까지 시체는 등장하지 않는다. 앞부분을 견인하는 호기심은 '이 사람들은 왜 하필 여기서 모임을 가지나, 왜 모임을 가지나, 숨기는 게 뭔가'이다. 특이한 것은 이 폐쇄적인 집단에 아이들도 두 명이 있다는 거다.

 

  선장의 착각으로 잘못된 섬에 도착한 히무라 히데오와 아리스가와 아리스는 이들의 군식구가 된다. 얼른 쫓아버리고 싶어하던 사람들은 갑자가 아이들의 청에 마음을 바꾸어 두 사람에게 하루 더 머물라고 말한다. 그리고 하늘에서 헬기를 타고 불청객이 한 명 더 나타난다.

 

  불길한 분위기, 인용된 소설과 시들, 흥미를 끌려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늘어놓지만 초반부는 솔직히 지루했다. 한 번에 읽지 못하고 들었다 놨다를 몇 번 반복했다. 호기심을 가질 만한 구석이 거의 없었다. 폐쇄성을 가진 집단 특유의 배척하는 분위기는 이상할 정도로 급격히 누그러지고, 불청객은 이 모임과 큰 관련이 없어 보인다.

 

  범인의 범행 방식과 동기, 그리고 그게 밝혀지는 과정은 추정이 많아서 추리소설 특유의 "아!" 하는 느낌이 없었다. 모임이 추구하는 바는 중반부터 짐작이 가서 별로 새롭지 않았는데, 섬을 고립시킨 사람의 정체는 뜻밖이라 재미있었다.

 

  작가 아리스 시리즈는 좀 호불호가 갈리는데, 이번 글은 불호에 가까웠다. 조금 더 속도감있게 구성하거나, 등장인물들이 외부인을 배척하는 분위기를 살리거나, 아리스의 추측이 황당하다기보다는 그럴 듯했다면 조금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

 

 

2017.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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