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를 위한 밤 데이브 거니 시리즈 2
존 버든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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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브 거니 시리즈 2

  원제는 shut your eyes tight.

 

  두 번째로 읽는 존 버든 소설이다.

 

  모든 장면이 촬영되고 있는 결혼식, 헥터 플로레스의 오두막에 들어간 신부가 사망한다. 발자국은 흉기가 있는 나무 밑까지 이어져 있었고, 발자국과 함께 헥터 플로레스도 사라진 상태. 이웃집 유부녀도 헥터 플로레스와 같이 실종되었다.

  사건은 미궁에 빠지고 그로부터 6개월 후, 잭 하드웍 형사는 데이브 거니가 신부 어머니의 의뢰를 받아 이 사건을 수사할 수 있는지 묻는다. 2주 동안의 수사, 그 동안 드러난 것과 달리 복잡하고 거대한 배경이 있다는 것이 서서히 드러나는데...

 

  힌트는 책의 뒤에 있는 문구. 물증에 매달리지 말 것, 증인들의 말에 귀를 닫을 것, 희생자를 애도하지 말 것, 유가족을 위로하지 말 것, 그리고 수사중에는 절대 가족과 신변을 노출하지 말 것 <- 이 부분 중에서 확실한 것은 '물증에 매달리지 말고 증인들의 말에 귀를 닫아야' 라는 부분이다. 그래야 비로소 사건의 윤곽이 드러난다.

 

  신부 살해사건의 범인과 범행수법은 일찌감치 짐작했는데, 이 소설의 묘미는 '이 범행이 연속적인 어떤 범행의 일부일수도 있다'는 단서를 발견해나가면서 사건과 엮여 있는 커다란 범죄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데에 있다. 오히려 이 범죄 때문에 처음 짐작했던 범인이 잠깐 아리송해지기도 한다. 이런 일련의 단서와 사건을 엮어 서술하는 방식이 재미있다. 소재도 좀 독특하고. 신부는 왜 결혼식의 모든 장면을 촬영하려고 했는지를 조금 더 조명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슬쩍 언급하다 갑자기 흐지부지 되어버린 게 좀 아쉽다. 그리고 마지막 범인과의 조우 장면은 좀 급작스러운 감이 있었다. 그것만 빼면 아주 좋았다.

 

  <658, 우연히>에서 갈등이 종결되고 행복만 남은 것 같던 거니의 가정도 여전히 위태위태하다. 오히려 더 조마조마해졌을지도 모르겠다. 수사와 가정을 양립할 수 없는 상황(타협책으로 거니는 2주 간만 맡기로 한다) 때문에 수사가 더 아슬아슬하게 느껴진다. 애초에 매들린과 거니가 바라보는 방향이 다르다는 게 문제인 것 같은데, 이번에는 거니의 상황 뿐 아니라 매들린의 입장도 어렴풋하게 드러난다. 내가 싫어하는 부분이 있지만 그 싫어하는 부분을 빼고는 그 사람일 수 없다는 것은 참 복잡한 일인 것 같다.

 

  <악녀를 위한 밤>을 읽으며 생각했는데, 등장인물 각자 가정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 독특하다. 시리즈가 되어서 그런지 조금씩 주변 인물들도 사연을 입고 구체적이 되어가는 것 같다. 이번 편에서는 잭 하드웍 형사가 꽤 활약을 해서 반가웠다.

 

 

2012.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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