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헨리 단편선
0. 헨리 지음, 김욱동 옮김 / 비채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표지부터 깜찍돋는 오 헨리 단편선. 유명한 작품과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 섞여 있다. 크리스마스 선물, 20년 후, 경찰관과 찬송가 등은 이전에 읽어보았던 단편이고, 그 외의 다른 단편은 처음 접했다.  처음 읽어본 단편도 이전에 본 듯 친숙한 느낌을 받았던 건, 오 헨리가 쓴 글에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오 헨리의 글은 서민이라 부르는 이들이나 범죄자가 주인공으로 많이 나오고, 돈과 돈없음에 대한 고충도 많이 등장한다. 그러면서도 오 헨리는 돈에 집착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적인 따스함이 스며 있다. 읽다 보면 그저 돈은 재제일 뿐이라는 것을 여실히 느끼게 된다.

 

  또한, 오 헨리는 아이러니를 매우 사랑한 것 같다. 대부분의 작품이 반전을 가지고 있고, 그 반전 중 상당수가 아이러니를 품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겨울을 감옥에서 나기 위해 말썽을 부릴 때는 늘 경찰관이 외면하다가 앞으로 새 삶을 살기로 결심하자 경찰관이 잡아간' 단편, <경찰관과 찬송가>이다.

 

  단편들을 하나씩 읽다 보면, 오 헨리가 보았던 세상을 어렴풋이 경험하게 된다. 세상에는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니고 불합리한 일도 물론 많지만, 세상은 재미있고 살 만 한 곳이라고 오 헨리가 조근조근 말하는 것 같다. 때로 오 헨리가 이야기를 서술하는 방식이 촌스럽고, 가끔 그가 늘어놓은 이야기가 현실에서는 있을 법 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지만, 그래도 한 편 한 편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건 글자 사이사이 스며있는 오 헨리의 따듯한 시선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자기 전에 읽으면 아주 좋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피로를 사르르 풀어주는 따듯함과 유쾌함이 있는 책이다.

 

 

2012.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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