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의 그림자 매그레 시리즈 12
조르주 심농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매그레 시리즈 12.

 

  줄거리

  : 보주 광장 61번지의 혈청제조실에서 사업가 쿠셰가 살해당한다. 그의 등 뒤의 금고에서는 36만 프랑이 사라져 있었으나, 발견 당시에는 시체의 등이 금고 문을 막고 있는 상황이었다. 절도범과 살해범이 다른 사람인 걸까? 같은 아파트에 사는 마르탱 씨, 쿠셰의 첫 부인이자 현재의 마르탱 부인, 쿠셰의 한량 아들 로제, 쿠셰의 정부 닌, 쿠셰 부인, 그리고 61번지 아파트의 주민들 등을 만나며 매그레는 사건을 재구성해가는데.......

 

  이제 매그레 시리즈를 보면 '범인은 누구일까?' 보다 '그 혹은 그녀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질문이 먼저 떠오른다. 이번 사건도 그렇다. 다만 <창가의 그림자>에서는 의문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 "돈이란 무엇일까?"

 

  이 책을 읽다보면 쿠셰의 죽음은 희미해지고 돈의 행방(그것이 사라진 36만 프랑이든, 쿠셰의 유산이든 간에)에 신경을 곧추세우게 된다.

 

  쿠셰의 전 부인인 마르탱 부인, 쿠셰의 현 부인인 쿠셰 부인, 그리고 쿠셰의 정부인 닌, 그리고 자신의 세 여자에게 재산을 3등분해서 나눠주겠다는 유언장을 남긴 쿠셰. 마르탱 부인은 자신이 부자가 될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악착같이 움직이고, 쿠셰 부인과 그 친척은 정당한 자신의 몫인 유산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변호사를 찾고, 닌은 자신에게 그런 행운이 올리 없다고 생각한다.

 

  누구의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돈은 수없이 많은 면면을 보여준다. 마르탱 부인은 살기에는 충분하지만 더 많은 것을 누리고 싶어서 쿠셰의 유산을 욕심낸다. 쿠셰 부인은 충분히 누려왔고 앞으로도 누릴 수 있게 하는 그 재산이 자신의 권리이기 때문에 유산에 단호한 입장을 취하려 한다(라고 하지만 유산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건 그녀 본인이 아닌 그녀의 삼촌이다. 이것도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그리고 살기 위해 돈이 필요한 닌은, 일확천금이 자신의 것이 될 것이란 생각은 못한 채 살기 위해 필요한 돈을 벌려고 무대에 선다. 책을 읽다 보면 닌이 개중 제일 청렴해보인다. 하지만 닌을 보다 보면, 체념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자신이 부자가 될 것이라고는 믿지 않는, 그런 체념.

 

  쿠셰의 죽음으로 야기된 욕망의 소용돌이를 보고 있자면, 쿠셰라는 인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평생 돈을 쫓았고 결국 졸부가 되어 상류층에 진입했지만 돈에 집착하지는 않은, "못 말리는 쿠셰!". 어쩌면 그의 태도가 제일 현명했던 것은 아닐까.

 

  어찌되었건 간에 이번 사건은 찜찜한 사건이다- 매그레가 두통을 느끼며 집으로 갔던 것처럼 골이 아프다. 어떤 종류의 인간미보다 욕망이 더 크게 다가오고 그래서 무섭다는 느낌마저 준다. 그러니까 결국, 돈이란 무엇일까? 한 사람을 미치게 만들 수도 있는 것?

 

 

2012.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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