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피아크르 사건 매그레 시리즈 13
조르주 심농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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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그레 시리즈 13.

 

  줄거리 :

  생피아크르의 아침 첫 미사에서 살인이 일어날 거라는 예고장이 물랭의 수사국에 날아든다. 물랭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에 파리수사국에 그 예고장을 보내고, 매그레는 생피아크르로 가서 아침 미사에 참석한다. 미사의 끝 무렵, 생피아크르 백작부인이 갑작스럽게 사망한다. 매그레는 사건이 살인일 가능성을 수사하는데.......

 

  살인 예고라니! <생피아크르 사건>은 처음부터 눈을 확 잡아끄는 소재로 시작한다. 살인예고장은 누가 보냈을까? 백작부인은 어떤 방법으로 살해된 것일까? 의사는 백작부인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하는데, 그렇다면 이건 범죄가 아닌 걸까? 만약 계획된 살인이라면 범인은 누구일까?

 

  백작부인의 사인은 심장마비, 그리고 그 심장마비를 유발한 것은 백작부인의 성서독본에 숨겨진 쪽지(신문기사로 위장한)이다. 범인은 백작부인을 죽이려 했음이 분명하지만, 신문쪽지 하나를 끼워넣었을 뿐이므로 살인죄로 기소할 수 없다. 범인은 매우 교묘한 수단으로 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이 이야기에서 매그레는 탐정이라기보다는 관찰자 정도의 역할에 머무른다. 범인을 찾아내고 그의 범죄를 밝히는 것은 다른 사람의 몫이다. 그렇다고 매그레가 손 놓고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매그레는 평소처럼 사람을 관찰해 나간다. 중간중간, 자신이 아는 생피아크르와 현재의 생피아크르가 다르다는 것에 당혹스러워 하면서.

 

  매그레가 추억에 잠기는 것은 소설의 또 다른 재밋거리다. 다른 소설보다도 매그레의 배경이 잘 드러나 있다. 다 자란 매그레가 아닌 소년 시절의 매그레, 그리고 그의 감성을 느낄 수 있으니 쥘 매그레에 대해 애정을 가진 사람은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을 듯 하다.

 

  <생피아크르 사건>은 명확한 단서 없이 이야기가 진행된다. 범행수법은 초반에 밝혀지고, 이제 "누가?"라는 것을 밝히는 일만 남았다. 처음에 두드러지는 용의자는 백작부인의 아들인 모리스 생피아크르와 백작부인의 비서인 장 메테예지만, 뒤로 갈 수록 다른 사람들도 수상쩍어 보인다. 신부, 신부의 일을 도와주는 아이, 고티에 영감, 고티에 영감의 아들 에밀 고티에 등등. 그리고 그들의 수상쩍음을 보면 불현듯, 생피아크르 백작부인의 삶이 엿보이면서 어쩐지 안타까운 느낌이 든다.

 

  생피아크르에 감도는 묘한 긴장감이 내내 책을 손에서 놓지 않게 한다. 더구나 마지막에, 탐정(?)이 벌인 호쾌한 해결은 인상깊었다. 그러나 만족할수만은 없는 것이, 책이 끝난 뒤에도 몇 가지 의문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결국, '범행 예고'를 수사국에 보낸 것은 누구였을까? 왜? 무슨 목적으로?

 

 

2012.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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