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탐험가들 모중석 스릴러 클럽 8
데이비드 모렐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추천을 어디서 받았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뭔가 스릴러/호러/추리특집 비슷한 코너였을 거다. 언급된 책들 중에서 제목과 내용이 마음에 드는 몇몇 책을 메모해뒀는데, 그 중에 <도시탐험가들>이 끼어 있었다. 폐허가 된 옛 시설들을 탐색하는 사람들이라는 설명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도시탐험가들>은 맨해튼의 애즈버리 파크에 있는 패러건 호텔을 탐사하러 나선 발렌저, 릭, 코라, 비니, 콩클린 교수의 이야기다. 그들의 모험은 PM 9:00부터 AM 5:00까지 총 여덟 시간동안 벌어진다. 여덟 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펼쳐지는 이야기는 시종일관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패러건 호텔이 품고 있는 옛 이야기와 패러건 호텔에서 그들이 처하는 위험은 숨쉴 틈도 없이 몰아친다. 하나의 위기가 끝나면 더 큰 위기가 오고, 한 가지 흐름으로 가나 싶으면 갑자기 반전이 일어나 흐름이 휙 바뀐다. 그렇게 정신없이 마지막 장까지 오면 <도시탐험가들>이 사실은 차분히 복선을 깔았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된다.

   <도시탐험가들>은 스릴러지만, 거기에 서스펜스와 미스터리가 강하게 가미되어 있다. 앞부분은 거의 호러의 느낌이 난다. 패러건 호텔은 자신이 품고 있는 '진짜 위험'을 풀어놓기 전에도 충분히 으스스하다. 가방 안에 든 원숭이 사체, 다리가 다섯 달린 고양이....... 이런 암시를 벗어나서 본격적으로 스릴러가 되는 뒤쪽에서도, 충분히 나쁜 상황임에도 왠지 더 나쁜 상황이 일어날 거 같은 으스스함이 도사린다. 그리고 그 느낌은 패러건 호텔을 발렌저가 나온 뒤에도, 책을 덮은 뒤에도 이어진다. 어지간히 흡인력 있는 책이다.

  <도시탐험가들>처럼 사람을 이야기 속으로 푹 눌러담는 책은 정말 좋다. 내가 뭘 하는지도 잊어버리고 책 속에 잠겨서 허우적거리는 건 드물지 않지만 흔하지도 않다. 이런 책은 종종 책이 끝난 이후에도 뭔가 머리 속을 할퀴어놓은 양 계속해서 머리를 맴돈다. 그리고 계속 책을 펼쳐보고 싶어진다.  

  데이비드 모렐이 그 유명한 <람보>의 원작인 <퍼스트 블러드>를 썼다는 것에 놀랐다. 그리고 그런 높은 명성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소개되어 현재 유통되는 책이 <도시탐험가들> 외 1권이라는 것도 놀랍다. <도시탐험가들>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Scavenger>가 2007년 봄에 출간된다는 얘기가 후기에 있었는데 이것도 아직 국내에 소개가 안 되었다. 아쉽다.

 

  덧붙임.

   아쉬운 것은, 이 책에 오탈자가 적잖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럴 때 좀 슬프다. 

 

2011.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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