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행성 샘터 외국소설선 6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 샘터사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예전에 <노인의 전쟁>과 <유령여단>의 명성을 듣고 잔뜩 호기심을 가졌던 적이 있었다.
  읽었다는 사람마다 극찬에다가 평점 또한 무척 좋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책에 치여서 잊고 있다가 이번에 나온 <마지막 행성>을 먼저 읽게 되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허클베리라는 행성에 정착하여 살던 존 페리와 제인 세이건, 그리고 그들의 양녀 조이. 어느 날 리비키 장군이 존 페리에게 새로운 행성 개척민의 대표가 되어주기를 요청한다. 기존의 개척행성처럼 지구에서 개척민을 받는 게 아니라, 이미 개척된 10개의 행성에서 250명씩 모은 개척민 집단이라서 전혀 새로운 사람을 총대표로 삼는 수밖엔 없었기 때문이다. 존은 수락한다. 그러나 2500명의 개척민들이 막상 도착한 행성은 미리 보았던 행성이 아닌 전혀 모르는 미지의 행성. 우주개척연맹은 개척민들에게 콘클라베에게 이 개척지를 들키면 모두 살해당한다고 설명하고, 무선장비를 끄고 숨어서 이 행성을 개척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사건은 단순하지 않게 흘러가고 행성 로아노크는 콘클라베와 우주개척연맹의 대립의 중심이 되는데.......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휙휙 반전이 일어난다. 다음 일이 어떻게 될까 궁금해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우주 개척에 관한 전우주적인 이야기인데 대부분의 이야기가 로아노크라는 행성에서 벌어진다. 어떻게 이 변두리 행성을 중심으로 이 거대한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는지 신기한 솜씨다. 억지 없이 이야기가 흘러간다는 게 더 신기하다.
 
  우주적인 음모도 재미있지만 로아노크의 개척 이야기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사회의 형성과 의사소통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인간은 마냥 합리적이지도 않고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 그들 사이에서 최선의 방향으로 나가기 위해 해야 할 것은 뭘까? 가끔 로아노크를 보면 답답하기도 하다. 존과 제인이 조금 독단적일지라도 '현명한 방향'으로 끌고 갔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그렇다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것을 실행하려고 정보를 통제하고 강제로 끌어가는 우주개척연맹과 다를 게 뭘까? 그들도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행동했을 것이다.
 
  우주개척연맹이 로아노크를 가지고 노는 모습은 비열해보였다. 로아노크 개척민들은 그저 '포기해도 되는' 숫자일 뿐이고 그들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게다가 그들이 로아노크를 걸고 사용한 방법은 사실 인류를 절멸시킬 수 있는 최악의 방법이었다. 그들이 그 결과를 의도하지 않고 그저 콘클라베의 해체를 의도했을 뿐이더라도 말이다. 행성들과 우주개척연맹의 관계, 그리고 로아노크 사람들의 사회를 보면서 개인과 사회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무엇이 최선일까?
 
  생각할수록 복잡해진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포기해야 되는 게임 같다. 그래도 존과 제인은 룰 안에서 잘 헤쳐나왔다고 생각한다. 로아노크는 파괴되지 않았고 인류는 멸절되지 않았고 존과 제인도 반역죄에서 벗어났고 지구도 우주에 대해 알게 되었다. 멋진 해피엔딩이다. 읽을 때는 이 사태가 어떻게 해결은 되나 좀 깜깜한 기분이었는데 내 걱정이 무색했다.
 
  나는 전작을 읽지 않았지만 <마지막 행성>은 그 자체만으로 위화감 없이 훌륭했다. 이대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그런데 살펴보니 이 책은 전작이 뿌려놓은 떡밥을 훌륭하게 회수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렇다는 건 전작을 읽고 읽으면 더 재밌다는 뜻인데, <노인의 전쟁>과 <유령여단>을 안 읽고 이 책을 읽은 게 조금 아쉽다. 전작을 읽고 다시 한 번 이 책을 읽어야 하나. 행복한 고민이다.
 
 

p.s.
  책에서 오류가 좀 눈에 띄었다. 단어가 빠진다거나 따옴표가 빠진다거나 달라야 할 숫자가 똑같다거나... 좀 아쉬웠다.  

 

 2011.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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