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생각을 훔치다 - 박경철 김창완 최범석 용이… 생각의 멘토 18인
동아일보 파워인터뷰팀 지음 / 글담출판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친구와 앉아서 얘기하다가, 문득 자기계발서 얘기가 나왔다.
  그 때 친구는 ***이라는 자기계발서를 읽고 좀 화가 나 있는 참이었다.
  자기계발서에 대해 한참 얘기하다가, "자기계발서는 다 알고 있는 내용을 한 권에 걸쳐 계속 반복해 얘기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는 여전히 자기계발서를 사서 보고, 나는 그런 친구를 이해한다.
  성공한 사람을 보며 성공의 비결을 알고 싶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욕망인 것 같다.
 
  <그들의 생각을 훔치다>를 쓴 이들은 서론부터 자신들의 야심만만한 기획을 이야기한다.
  겉핥기 같은 성공의 비결이 아니라, 성공의 안에 있는 그들의 사상, 철학, 신념을 끌어내서 써보이겠노라고.
  그리고 18명이나 되는 사람과의 인터뷰를 추려내어 그들의 생각을 단어 하나로 압축한다.
 
  이 책은 서평도 많이 있고, 좋은 평도 많이 있으니 굳이 책의 내용에 대해 똑같은 부분에 집중한 서평을 쓸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어떤 책을 다른 사람과 다른 방법으로 읽기란 참 힘든 일인데, 그 힘든 마법이 내게 벌어졌으니까 그것에 대해서나 적어야겠다.
 
1.
  세부적으로 볼 때, 나는 <그들의 생각을 훔치다>에서 18명이라는 사람이 자신이 '무엇을 해서/어떤 신념을 가지고 살아서' 성공했는지를 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심지어 꽤 분류가 잘 되어 있고 친절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그들의 기획의도처럼, 다른 책과 구별되는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고 감탄했고 책을 덮었다.
  책을 덮고 "내가 무슨 책을 읽었지?"라고 생각하며 읽었던 내용을 생각하는 순간, 나는 한 가지 사실을 알았다.
  18평이 사람이 18가지의 얘기를 한 것 같지만, 사실은 한 가지 얘기밖에 안 했다는 거.
  그 한 가지란, 삶의 치열함이라는 거.
 
  <그들의 생각을 훔치다>에서 시골의사 박경철이 나온다. 그가 클래식에 관심을 가졌을 때, 그는 무엇을 했을까? 클래식을 사서 계속 들었다. 언제나 어디서나 무얼 하든지. 클래식이 귀에 아름답게 들리고 클래식의 법칙을 알게 될 때까지 말이다.
  보통 사람들이 클래식에 대해 알고 싶을 때 그들은 1. 웹 검색을 한다  2. 클래식에 대해 쓴 책을 읽는다 순으로 가지 않을까?
  박경철 뿐 아니라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혹은 몰입하며 살았는지를 알게 된다.
 
  치열하게 사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다. 누군가 노력하는 것도 하나의 훌륭한 재능이라고 했는데, 내 생각에는 치열하게 사는 것도 타고나는게 아닌가 싶다.
  나를 비롯한 모든 사람이 24시간을 산다. 하지만 나는 내 주위에서 나의 24시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농밀한 24시간을 보내는 사람을 몇 알고 있다. 그걸 보고 알게 됐다. 치열하다는 건, 삶이 빡빡하다거나 여유가 없다거나 바쁘게 산다는 것과는 다르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많이 생각해 봤는데, 몰입과 제일 비슷한 어감인 것 같다.
 
  다른 분야, 다른 나이, 다른 성별의 사람들이 다른 얘기를 하는데도 그들의 메시지가 하나였다는 건 참 재미있는 일이다.
 
  우리 어머니가 그러셨다.
  "제일 무서운 건 될 때까지 하는 놈이다."
  내 생각에 가장 어려운 것도 될 때까지 하는 것 같다.
 
 
 
2.
  내가 짐작하건대, 인터뷰를 하는 그들에게 주어진 질문은 같은 것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길을 가는 이들은 어떤 생각으로 자신을 단련시켰을까?’
  이 비슷한 것이었겠지.

  그런데 가만히 그들의 대답을 듣다 보면, 언어라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알게 된다.
  그들의 대답을 가만히 읽어보고 있자면, 그들이 질문을 해석한 방향이 각기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인터뷰를 part 로 나누게 된 것도 그래서가 아닐까 싶다.
  각각의 내용을 붙여서 섞어놓으면 혼란스럽고 엉뚱하다 느껴질 수 있으니까.
 
  대충 나누어보면
 
  예들 들어 part 1의 사람들은 일에 임하는 태도를 말한다. (습/죽을 힘을 다해 배반할 것/자학/사랑/한결같이!/목숨 걸고 미쳐라)
  그런가 하면 Part 2의 경우는 일을 성공시키는 방법. (기록/논리/관찰/fun)
  part 3은? 그들이 자주 되새기는 좌우명.(온리 원/저스트 두 잇/인디정신/결단/흔들리지 않는 삶이 어디 있으랴)
  part 4는 마음 속의 지주가 아닐까.(나눔/어머니/잘했어!)
 
 
  질문 하나에도 이렇게 생각의 방향이 제각기 뻗어나가는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완벽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방안이 과연 있을까 싶다.
  역시 언어란 재미있다. 
 


2011.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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