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왜 싸우는가?
김영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 각 지역에서 왜 싸움박질이 나는지 알기 위해서는 간단하게라도 그 나라의 역사와 현실의 권력관계 등을 알아야 하는데, 그런 배경 지식을 알려주는 책이다. 대상은 아마 중학생~고등학생 정도인 것 같다. 대화하는 듯 서술되어 읽는 느낌이 부드럽다.
 
  이 주제에 관해서 관심을 두게 된 이유는, 지난 1월 일어난 이집트 민주와 시위와 2월즈음부터 지금까지 계속된 리비아 사태(리비아 내전)을 연달아 TV 뉴스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뭔가 심각한 일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일어나는 것 같은데, 저 사람들이 왜 저러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이집트와 리비아에 독재자가 있다는 것도 몰랐으니까 할 말은 다 한 것 같다.
 
  내가 이런 상태였기 때문에, 김영미PD의 서문이 마음에 와 닿았다. 듀랜드 라인에 대해 토론하는 각국 대학생들 사이에서 한 마디도 하지 못하고, 따로 앉아서 쇼핑과 관광에만 관심을 두고 있었다는 한국 대학생. 나도 그와 별 다를 바 없다. 그리고 나 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와 같은 상태일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그와 같은 상태이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이 책을 봤지만, 이 책에 있는 나라, 단체, 이름은 의외로 눈에 익다. 어떤 식으로든(아마 뉴스겠지만) 한 번쯤 나를 거쳐간 게 틀림없다. 최근의 사건도 많이 언급되어 있어서, 조금 더 늦게 나왔다면 이집트 민주화운동과 리비아 내전의 이야기도 담겨 나오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좀 든다.
 
  각 장의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그 나라의 지도와 간략한 정보, 그리고 역사를 표시한 페이지가 있는 것이 좋았다. 그 나라의 분쟁은, 그 나라의 역사와 지리 등의 배경지식 없이는 이해하기 힘든 것 같다.
  책의 내용은 지나치게 자세하지도 않고, 지나치게 길지도 않다. 간략하게 배경지식을 전수하는 느낌이다. 더 자세한 것을 알고 싶다면 직접 알아볼 수 있을 정도까지 말이다(아무 것도 모르면 인터넷 검색을 하려 해도 할 수가 없으니;).
 
  책을 읽으면서 무던히 마음이 아팠다. 어느 대목에서는 거의 울 뻔했다. 세계 어디서나 나쁜 놈은 존재한다. 그리고 괜찮은 사람들도 존재한다. 어디서는 괜찮은 사람이지만 어디서는 나쁜 사람들도 존재한다. 새삼 슬프고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스 한 자락으로만 그들을 접하고 아무 관심을 가지지 않은 나도 무서웠다.
 
  p. 148.
  당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이라크가 이같은 만행을 저지른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 했어. 이라크에서 벌어진 일이지 자기들과는 상관없다면서 말이야. 물론 그들 나름대로 정치적 상황이 있겠지만, 죄없이 죽어간 쿠르드 사람들의 아픔을 너무 몰라준 것 같구나. 침묵하면 때로 공범이 될 수 있어. 그 죽음에 대한 침묵은 후세인의 만행에 동의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2011.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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