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ㅣ 어느 지하생활자의 행복한 책일기 1
윤성근 지음 / 이매진 / 2009년 12월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 생기기부터,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에 있는 책들과,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의 활동사항과,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의 이상향까지 담고 있는 책. 한 헌책방지기의 헌책방 창조/활용기라고 하면 될까.  

  헌책방에 한 번 간 적이 있다. 켜켜이 쌓여있는 책 무더기를 보고 흠칫 놀라, 책을 찾아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도시의 초고층건물처럼 초고층으로 쌓인 책 무더기라는 이미지로 굳어진 헌책방. 그런데 '이상북'은 책이 책장에 꽂혀있다. 더구나 헌책도 가려서 받는다. 사진 속에서 만난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곧 '이상북'은 서점이라기보다는 카페처럼 보인다. 아니, 나아가 어떤 문화공간으로 보인다. 

  사실 이상북이 하는 게 책파는 일만은 아니니만큼, 문화공간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기는 하다. 헌책방에서 책도 읽을 수 있고, 헌책방에서 문화공연도 하고, 헌책방에서 세미나도 하고...... 이쯤 되면 왜 그 곳이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인지 알 수 있다. 참 이상한 공간이다. 하지만 그 이상함은 거리낌이 느껴지는 이상함이 아니라, 저런 게 가능하다니 굉장하다는 뜻의 이상함에 가깝다. 

  추천할 만한 책들을 팔고 싶다는 저자의 생각은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에 있는 책들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가 말하는 책 이야기를 들으면서, 불가능은 어디까지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에 져서, 혹은 현실에 타협해서 생각을 굽히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자신의 이상을 현실화시키는 중인 저자를 보며, 나는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2010. 1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