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수사학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185
손택수 지음 / 실천문학사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무의 수사학>은 솔직히, '나무의 수사학 1'이라는 시 때문에 구입했다. 나는 이 시가 참, 뭐랄까, 사회생활의 비애를 잘 설명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읽기 힘들어하는 산문시도 아니고(난 이상하게 산문시 읽기가 참 힘이 든다), 시어들도 굉장히 쉽게, 일상어처럼 씌여 있는데, 평범하게 말해서는 알 수 없는 느낌들이 꽉 차 있다.
 
  <나무의 수사학> 속 시는 밝지 않다. 그렇다고 아주 어두운 것도 아니다. 서민들이 도시에서 부대끼며 사는 모습이 저절로 떠오르는 시들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거기에 쓰인 시어는, 제목처럼, '나무' 등의 자연물들이다. 나무, 동태, 빙어, 개, 이런 것들. 그래서 나는 왠지 '도시가 나무에게 반어법을 가르친' 것처럼 시인이 나에게 반어법을 가르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자연인데 왜 그렇게 퍽퍽한 느낌이 들까? 이상한 일이지.
 
  이상해서 몇 번을 읽었는데, 읽을 수록 시가 더 괜찮아졌다. 처음 읽을 때는 '나무의 수사학 1' 이외에는 그럭저럭 읽고 넘어갔는데 한 두세번을 읽으니 마음에 드는 시가 점점 늘어났다. 나와 파장이 맞나보다. 
  
   


2010. 12. 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