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놈들의 제국주의 - 한.중.일을 위한 평화경제학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3
우석훈 지음 / 개마고원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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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촌놈들의 제국주의 :
  식민지 경영의 경험도 없고 식민지를 만들어낸 능력도 없으면서, 식민지가 요구되는 제국주의화에서 생존의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는 한국 자본주의를 비유한 말.

  한국 경제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뉴스를 보면 일이 심상찮게 돌아간다는 생각은 들지만, 정확히 어디로 흘러흘러 가는지는 모르겠다. 막연한 불안감만이 있을 뿐이다. 내 생각에는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저기가 목적지다!"라고 하면서 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인 우석훈 씨는 우리가 향하고 있는 곳을 <촌놈들의 제국주의>라고 명명한다. 제국주의. 18~19세기에나 있었을 법한 단어가 21세기가 도래한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에 적용되다니. 더구나 파시즘이라던가 쇼비니즘, 혹은 전쟁같은 단어들, 나와 함께 할 일이 없을 것 같은, 저 멀리에 있는 단어들이 곁에 있다니. 읽는 내내 머리를 두들겨 때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리가 가고 있는 흐름이 어디를 향하는지- 다시 말해서 촌놈들의 제국주의의 결과가 어떨지, 우석훈씨의 예측대로 일이 모두 흘러가라는 법이 없긴 하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우석훈 씨의 예측이 근거 없지 않다는 점이다. 
 어디선가 다음과 같은 문구를 읽었다.

  "자본주의는 잉여자본의 위에 세워져 있다. 그래서 제국은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잉여자본을 생산할 식민지를 찾았고, 대공황 후의 미국은 금융이라는 허구적 시장을 통하여 잉여자본을 축적했다. 지금 다시 잉여자본 축적의 위기가 오고 있다."

  <촌놈들의 제국주의>를 읽으며 위의 문구가 계속 떠올랐다. 한국이 '잉여자본의 축적의 위기'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가? 어떤 대안으로 잉여자본을 계속 쌓으려 할 것인가?

  한국 사회의 기형적 경제 구조와, 얄팍한 사회-문화적인 기반(빈말로라도 우리 사회가 철학적 풍부함 위에 세워져 있다고는 못할 것이다), 강력한 민족주의 등 일련의 흐름을 봤을 때 우리는 제국주의로, 식민지로, 나아가서 동북아 3국의 전쟁으로 향하고 있다.

  기분 좋은 예측은 아니다. 읽으면서 몇 번이고 눈을 돌리고 싶을 때가 있었다. 이 책의 논리를 부정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슬프다. 촌놈들의 제국주의. 그것이 유일한 대안인가?

  이 책은 우리가 "이렇게 이렇게 해야 한다!"라고 제시하지 않는다. 하나의 분석과 그에 따른 하나의 담론을 던져줄 뿐이다. 촌놈들의 제국주의가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알아라, 네 머리로 생각해라, 움직여라.' 이 세 가지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는 '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내가 발 디디고 있는 것이 어디인지를 아는 것이 시작이다. 그런 점에서 <촌놈들의 제국주의>는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가 한 번 쯤 읽어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덧) <촌놈들의 제국주의>의 단점 : 행간이 너무 넓어서 읽기 힘들다.

 

2008.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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