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주인공은 누군가의 손이 자신의 손을 잡고 또 다른 어떤 손은 등에 대어져, 각별한 배려와 함께 어디론가 몰아가는 것을 느꼈다. 마침내 그는 그게 문으로 가는 것임을 알아차렸다. 골랴드낀 씨는 뭔가 말하고 싶었고 무슨 행동이든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전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다만 기계적으로 웃기만 했을 뿐이었다. 마침내 누군가가 그에게 외투를 입혔고, 눈까지 모자를 푹 눌러 씌웠다.
결국 끝내 그는 춥고 어두운 광과 계단까지 오게 된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그는자신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막 비명을 지르려던 순간, 정신을 번쩍 차리고 보니 마당이었다.

끄레스찌얀 이바노비치. 제가 말하려는 것은요, 끄레스찌얀 이바노비치, 저는 제 길을 가는 사람이라는 거죠, 저만의 길을요, 끄레스찌얀 이바노비치. 저는 제게 아주 특별하며, 제가 생각하는 바로 저는 그 누구에게도 종속되어 있지 않다는 겁니다. 저도요, 끄레스찌얀 이바노비치, 산책하러 다니곤 한다고요.

만약 지금 아무 상관도 관심도 없는 관찰자가 골랴드낀 씨의 쓸쓸한 행보를 그저 대충 옆에서 흘끗 보았다면, 그는 골랴드낀 씨의 불행을 즉시 알아차리고 끔찍해 하며, 골랴드낀 씨가지금 마치 자기 자신으로부터 도망쳐서 자기 자신으로부터 숨어 버리고 싶은 사람 같다고 말했을 것이다. 그랬다! 정말로 그랬다. 더 말해 볼까. 골랴드낀 씨는 지금 자기 자신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완전히 사라져 버리고 싶었다. 이세상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재가 되어 날아가고 만 싶었다.

그의 손님은 다른 그 누구도 아닌 바로 그 자신, 골랴드낀 씨 자신이었다. 다만 다른 골랴드낀 씨, 하지만 완벽하게 똑같은, 한마디로 말해 서 모든 면에서 똑같은 그의 분신이었던 것이다.

「응, 한바탕 웃고 나서 좋다고 말씀하셨대. 일만성실히 한다면 그들로서는 괜찮다는 뜻이었겠지.」

그래서 골랴드낀 씨가 아닌, 더럽고 지저분하기짝이 없는 걸레가 생겨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걸레일 수는 없을 것이다. 자존심과 생기와 감정을 가진 걸레일 것이다. 비록 걸레의 깊숙한 곳 더러운 주름 속에 숨겨진 항변 한마디 못하는 자존심과 대답 없는 감정일지언정, 그래도 여전히 감정이 살아 있는…..

그는 특별한 사람이고, 저 역시도 나름대로 살아가는 방식이 있습니다. 정말 저도 나름대로, 각하, 정말 저도 독립된 인격체입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저는 그를 닮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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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삶에 강요하는 것, 가장 깊은 본능을 강요하는 것의 필연적인 결과는 바로 증오야. 우리의 가장 깊은 감정들을 우리는 어떤 생각들에 따라 강요하지. 기계처럼 어떤 하나의 공식으로 우리 자신을 몰고 가는 거야.

"세상에는 좋은 여자들이 많아요." 코니가 고개를 들고, 마침내 입을 열어 말했다. 남자들은 불쾌하게 여겼다. 그녀는 아무것도 못 들은 척하고 있어야 했던 것이다. 이런 이야기에 그렇게 열심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는 것을 그녀가 나타내 말하는 것이 그들은 싫었다.

그 멍든 상처는 아주 깊디깊었으니, 바로 부당하고 비인간적인 전쟁의 멍든 상처였다. 영혼과 육체의 안쪽 깊숙이 아주 넓게 응어리져 있는 그 시커멓게 멍든 핏덩어리를 다 풀어지게 하기까지는 수많은 세월에 걸쳐 여러 세대의 살아 있는 피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또 새로운 희망도 필요할 것이다.

그는 그녀 내면의 여성적 존재에게 다정히 대해 준 것인데, 이제껏 그 어떤 남자도 그렇게 해준 적이 없었다. 남자들은 그녀의 인간적 존재에게는 아주 친절히 대해 주었지만, 그녀의 여성적 존재에 대해서는 경멸하거나 완전히 무시해 버리면서 잔인하게 대했다.

산업 사회의 영국이 농업 사회의 영국을 지워없애는 것이다. 하나의 의미가 다른 의미를 지워 없앤다. 새로운 영국이 옛 영국을 지워 없앤다. 그리고 그 연쇄는 유기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기계적으로 일어난다.

"하지만 불평등은요?"
"그건 운명이야. 왜 목성이 해왕성보다 더 큰 거지? 세상만사가 이루어진 방식을 바꿀 수는 없다고!"
"하지만 이 모든 선망과 시기와 불만족이 일단 생겨나기 시작할 때는……." 그녀는 말을 시작했다.
"막으려고 최선을 다해야겠지. 그리고 누군가 우두머리 가 되어야만 하는 거고."
"하지만 그 우두머린 누가 되는 거죠?" 그녀가 물었다.

뭔가 다른 거슬 위해 살자. 우리 자시늘 위해서든 다른 누구를 위한 거시든, 돈만 벌기 위해서 사는 삶을 그만두자. 지금 우리는 그러케 살도록 강요받고 있따. 우리자시늘 위해서 눈곱만큼 벌고 사장드레겐 거액을 버러다 바치면서 그러케 살도록 강요받고 있따. 이제 그런 삶을 그만두자! 조금씩, 그걸 멈춰나가자.

설령 달나라로 간다 해도 완전한 피신이 되지 못할 거요. 거기서조차, 뒤를 돌아보면 뭇 별들 가운데서 더럽고 야만적이고 추한 모습의 지구가 보일 것이기 때문이오. 인간에 의해 추하게 더럽혀진 꼴이 말이오. 그럴 때면 난 쓸개라도 삼킨 것처럼 속이 뒤집히면서, 그 어디에도 안전하게 도망칠 곳이 없다는 느낌이 든다오.

하지만 나는 뭔가 의미 있는 존재요—— 적어도 나 자신에게는 말이오. 나는 내 존재의 의미를 알 수 있소. 물론 나 말고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는 것도 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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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인간의 삶을 의미 있게 하는가? 뇌의 규칙을 가장 명쾌하게 제시하는 것은 신경과학이지만 우리의 정신적인 삶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것은 문학이라는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나는 모든 이가 언젠가는 마주치기 마련인, 삶과 죽음과 의미가 서로 교차하는 문제들은 대개 의학적상황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레지던트 생활 속에서 다른 무언가가 서서히 내 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두부외상 환자들을 끊임없이 접하다 보니, 생사의 순간에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빛에 너무 가까이 있으면 그 순간의 본질을 보지 못하게 되는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태양을 직접 응시하며 천문학을 배우겠다는 것과 마찬가지 아닐까?

나는 환자의 뇌를 수술하기 전에 먼저 그의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의 정체성, 가치관, 무엇이 그의 삶을 가치 있게 하는지, 또 얼마나 망가져야 삶을 마감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지. 수술에 성공하려는 헌신적인 노력에는 큰 대가가 따랐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불가피한 실패는 참기 힘든 죄책감을 안겨주었다.

"오늘은 이 모든 게 가치 있어 보이는 첫날이야. 아니, 더 분명하게 말하자면, 아이들을 위해서 무슨 일이든 견뎌내며 여기까지 왔는데, 오늘은 그 모든 고통이 가치 있어 보이는 최초의 날이야."
환자는 의사에게 떠밀려 지옥을 경험하지만, 정작 그렇게 조치한 의사는 그 지옥을 거의 알지 못한다.

결국 우리 각자는 커다란 그림의 일부만 볼 수 있을뿐이다. 의사가 한 조각, 환자가 다른 조각, 기술자가 세번째, [...] 인류의 지식은 한 사람 안에 담을 수 없다. 그것은 우리가 서로 맺는 관계와 세상과 맺는 관계에서 생성되며, 결코 완성되지 않는다.

"그냥 충분히 비극적이고,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일이지. 독자들은 잠깐 내 입장이 되어보고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거야. 그런 처지가 되면 이런 기분이구나……. 조만간 나도 저런 입장이 되겠지. 내 목표는 바로 그 정도라고 생각해. 죽음을 선정적으로 그리려는 것도 아니고, 할 수 있을 때 인생을 즐기라고 훈계하려는 것도 아니야. 그저 우리가 걸어가는 이길 앞에 무엇이 있는지 보여주고 싶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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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의미 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아쉬워하는 사람의 괴로움을 겪는다. 더 슬픈 것은 정열을 기울인 많은 일이 무의미로 끝났다는 점이다.

그런 생각이 떠오르면 벌떡 일어나서 깊은 밤을 배회했다. 다행히 그 밤 빛이 있었다. 책이었다. 한 외로운 사람이 불을 켜고 책을 읽는다면 그 시간은 ‘영혼의 시간‘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실제로 내가 좋아하는 책들에는 늘 영혼이 있었다.

누가 나를 좋아하고 좋아하지 않는지 관찰하는 일도그만뒀다. 누군가 나를 좋게 생각한다고 "넌 내게 딱걸렸어!" 기뻐하는 일도, 나쁘게 생각한다고 앙심 품는 일도 그만뒀다. 남의 마음에 들지 않을까 걱정하는 일도 그만뒀다. 삶이 간결해져서 좋았다.

나의 관찰에 따르면 인간은 다시 시작하고 싶어서 발버둥치는 순간을 반드시 맞는다. 삶을 사랑한다는 말, 다시 시작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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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그리울 때가 있지만 인터넷은 거의 모든 날 끔찍했다. 점점 더 끔찍해졌을 것이다.

윤리는 본능적인 비위에 가까운 것 같으면서도 짧은 시간 동안 급격히 변화하기도 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강한 의지는 무감각에 가까운 평정심으로 느껴진다는 걸 처음 깨달으며 생각했다.

참 이상한 존재. 우주의 사악한 톱니바퀴에 으스러지지 않는 모호한 존재.

닮은 대상이 아니라, 닮지 않은 대상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 했다. 태이도 그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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