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된 것, 금지된 것, 불가능한 것을 바라고 구하는 마음은 발설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이 어법의 난점은 문형보다 더 본질적으로 그것의 내용이 표현과 발화에 저항한다는 데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언어 자체가 금지의 도구이자 결과라는 전제를 받아들이면, 위반하는 마음은 직설을 방해하는 복잡한 구조와 규칙의 장막을 필연적으로 우회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말이 되기 전에 지치고 허물어져 몸에 병적 증상으로 달라붙기도 한다거나. 우리는 말하다가, 말끝을 흐리다가, 더듬거리다가, 웅얼거리다가, 함묵한다. 우리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잊는다. 아무것도 말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말이 없다고 고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