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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파티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00
존 버닝햄 지음, 이상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고양이랑 비밀파티~~~
표지그림에서 보이듯이 책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한 고양이
이 고양이의 행색을 보니 평범한 고양이는 아닌듯 합니다.
왜 이 고양이는 깃털을 꽂은 모자를 쓰고 멋진 빨간 외투를 입고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걸까요?
아님 나랑 어디 갈 사람을 찾고 있는걸까요?
가만히 들여다보니 보는 저에게 당신도 비밀파티에 저와 같이 가실래요? 하는듯 합니다.
고양이 한마리가 쇼파에서 아주 평온하게 자고 있습니다.
이런모습은 세계 어디에나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비싼 고양이이던, 싼 고양이던,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던, 밖에서 떠돌아다니는 고양이이던,,,
낮에는 낮잠을 흐드러지게 자고 밤에만 활동하는 고양이를 보고 궁금해합니다.
왜 고양이는 밤에 무얼 하길래 이렇게 낮에는 잠만 자는걸까?
순수한 아이의 호기심을 존버닝햄도 가져보았나봅니다.
그냥 무심결에 스쳐지나갈 수 있는 사실 하나에 의문부호를 다니 멋진 상상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이 이야기는 이런 의문점에서 시작됩니다.
책속의 주인공 마리 일레인도 궁금해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말콤은 멋진 의상을 입고 마리 앞에 나타납니다.
안그래도 궁금하던 차에 어딜 가냐고 물어보자 파티에 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딘지는 얘기할 수 없답니다. 비밀이래요,
비밀?
파티?
비밀파티라고 하니 더 가고싶어 죽겠습니다.
밤마다 비밀파티를 갔다오느라 낮에는 잠만 잤던 말콤
마리는 비밀이기때문에 조용히, 은밀히 갔다와야 하는, 그리고 함부로 아무나 갈 수 없는 파티이기때문에 더 가고 싶어졌습니다.
부탁하고 또 부탁해서 마리는 옷도 파티의상으로 갈아입고서 비밀파티를 떠납니다.
그런데 동생 노먼에게 들킵니다.
비밀파티에 가는걸 비밀로 해야겠기에 동생 노먼도 데리고 갑니다
열심히 가다보니 개들이 쫓아옵니다.
아슬아슬하게 개들을 따돌리기 위해 높은 구조물 위로 도망을 갑니다.
보는 내내 맘 졸여집니다.
높은 구조물 위로 올라가 한참을 건넌뒤 가느다란 줄에 매달려 내려오니 개들도 무서워 쫓아올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그렇게 해서 도착한 비밀파티장소.,
고양이들이 하나씩 도착하면서 비로서 파티가 시작됩니다.
춤도 추고 음식도 먹고, 여왕고양이에게 선물도 받고,,
해가 뜨기전에 파티는 막을 내리고 모든 고양이들과 작별인사를 합니다.
아까 그 개들은 잠에 푹 빠져있군요
들키기라도 하면 안되니 살금살금,, 그 앞을 지나쳐 집을 향합니다
어두운 골목길을 지나 집에 도착,,,
너무 피곤해서 아침 해가 뜨면서 잠이 들기 시작합니다.
엄마가 와서 쇼파에 고양이와 나란히 앉은 마리를 보며 말씀하십니다.
꼭 고양이와 돌아다닌것 같네
네 맞아요, 고양이가 밤에 어딜 돌아다니는지 알아냈어요, 그런데 어딘지는 말해줄 수 없어요. 비밀이거든요, 합니다.
마리가 비밀이라고 말하는 비밀은 우리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친절하게도 작가는 주인공과 독자들을 한편으로 만들어놓고 책에 나오는 엄마에게만 비밀로 합니다.
ㅎㅎㅎ 왜 그랬을까요?
옆의 그림은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이 장면에서도 아침 잠을 깨우는 엄마는 왜 여기저기에 동물들이 놓여있는지 영문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주인공과 독자들은 다 알고 있답니다.
존 버닝햄의 아이들은 늘 상상여행을 다녀와 현실인 엄마와 만납니다.
아이들은 상상과 현실에 공존하는 인물이며 늘 꿈꾸는 인물로 그려놓습니다.
꿈꾸며 상상하는 아이들을 현실로 데리고 오는 엄마,,
이 장면을 보면서 엄마라는 존재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점점 커가는 아이들에게 엄마는 너무나 현실을 직시하라고 하고, 현실적인 아이로 만들어버리지는 않았는지
꿈을 잃게 하지는 않았는지, 꿈을 꾸지 말라고 하지는 않았는지..
아이들이 더 큰 상상과 모험의 세계로 떠나는걸 막지는 않았는지..
엄마의 역할을 새삼 뒤돌아보게 한 장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마리는 엄마에게 비밀로 하려는게 아닌가 합니다.
엄마에게 말하면 이젠 비밀파티에 가지 말라고 할까봐서 그런가요? ^^
<비밀파티>는 비밀스럽지만 전혀 비밀스럽지 않습니다 .
큼직큼직하고 진하고 선명하게 그려진 그림과 페이지의 경계를 허문 책입니다.
한장 한장에 맞게 그려지기보다는 두장 가득 그려진 그림들과
왼쪽 페이지에서 오른쪽 페이지에 걸쳐 그려진 그림들이며
문 하나 사이를 두고 현실과 상상을 넘나든 그림들이
뭔가 비밀스럽지만 보는 이에게는 맘껏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비밀이라고 쉿!! 하라고 합니다.
아이들다운 생각입니다.
다 알고 있는데도 아이들이 비밀이라고 하니 비밀이라고 해두는 그런 경우,,,,그런 앙큼하고 깜찍한 경우를 경험케 해주는 책입니다.
그리고 단순한 고양이의 낮잠에서 비롯된 사실하나로
이렇게 멋진 이야기들 만들어 꿈 꾸고 상상하게 해준 존 버닝햄의 힘에 다시한번 박수를 보내고 싶어지고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비밀파티>를 읽은 아이들은 혹시나 이 고양이도? 비밀파티에 가려는게 아닐까? 하고
밤마다 돌아다니는 고양이를 쫓아 가보지 않을까 합니다.
ㅎㅎ 이런 상상을 해보니 나름 제 입가에 웃음이 지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