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가는 은빛 그물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66
황선미 지음, 윤봉선 그림 / 시공주니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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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에도 역사가 있습니다. 그럼 강도 한창때를 그리워하고 있지 않을까요?

 
저자 황선미님의 글입니다.

잃어버린 세계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있습니다.

그래서 그 그리움으로 이 이야기가 만들어내신것 같습니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군문다리는 실제로 저자의 추억이 서린 곳이었다고 합니다. 

 
명하는 형들을 쫓아다니며 으시대는 귀영이가 아니꼽습니다.

같은 나이인데도 형들과 함께 군문다리 밑 소사천에서 뱀장어를 잡는 놀이를 하는 귀영이가 부럽기도 합니다.

뱀장어를 잡아서는 길마트에 팔면 돈도 벌기도 하고 군것질도 할 수 있습니다.

명하는 그 무리에 껴서 뱀장어도 잡아보고 싶고 용돈도 벌어보고 싶지만 명하에게는 그물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아빠가 쉰이나 되서 낳은 늦둥이라 위험한 일을 못하게 하셔서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거지요,

그런 명하에게 귀영이는 자꾸 어린애 취급을 하고 놀리기도 합니다.

그물을 갖고 있느냐 없느냐에 아이들 사이에서 어린애냐 아니냐가 갈리기 때문입니다.

다른건 다 귀영이보다 월등한데 그물이 없으니 그걸 가지고 귀영이는 명하를 무시하고 깝죽대니 명하는 죽을 맛입니다.

그러다 명하가 귀영이의 코피를 터트리는 싸움을 하게 되고 명하 아빠는 명하에게 신신당부를 하며 은빛 큰 그물을

명하에게 만들어줍니다.

명하와 귀영이와 형들은 그물로 실뱀장어를 잡고 그것을 길마트에 팔아 재미를 봅니다.

그런데도 명하와 귀영이는 사이가 좋아지지 않습니다. 그 안에서 서로 경쟁을 합니다.

그러다 형들은 실뱀장어잡기에 싫증을 내고 길마트 아저씨는 삼천원씩 쳐주겠다며 명하의 승부근성을 건드립니다.

비오는 날은 소사천에 들어가면 안된다고 하는 귀영이 말에 명하는 돈도 벌고 귀영이보다 더 월등하다는것을 증명해보이고 싶어

소사천에 들어가게 됩니다.

오랜 시간 그물질을 하는 사이 소사천 물은 불어나고 신발도 떠내려가고 당황한 명하는 겨우 헤엄쳐 소사천을 빠져나옵니다.

물에 휩쓸려 떠내려간 아이 이야기가 생각이 나면서 무서움에 떨던 명하는 참담한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첫 자식도 물에서 잃고 가슴에 묻었다던데..." 하는 마트 아저씨의 말을 듣고는 눈물도 흘립니다.

물에 떠내려간 줄 알았던 신발은 귀영이가 명하의 집에 가져다 놓아주었고 명하는 라면과 소시지를 귀영이 집에 가만히 두고 나옵니다.

방조제가 생기면서 소사천은 오염이 되고 더 이상 실뱀장어는 잡을 수 없게 됩니다.

 

목숨을 걸고 잡아온 실뱀장어 2마리

그리고 맨발과 빗물

그 상황에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했어요,

뭐라 설명할 순 없지만 그 상황에서 느꼈을 명하의 기분이 어떤지 대략 짐작을 하며

비참하고 한심하고 바보같은 느낌이지 않았을까 감정이입을 해봅니다.

남자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우월의식과 경쟁의식 속에서 명하는 갈등하고 괴로워하며 그것을 겪는 과정이 보입니다.

긴 터널을 통과하듯이 위험한 터널을 통과하고 나면 한층 더 성숙해져있는 나를 발견하는것처럼 말이지요,

형들과 놀면 대단해보이고 그렇지 않으면 애송이 같아 보이는 소년들의 세계

명하는 그 소년들의 세계에 당당히 들어가 아픔을 겪으면서 마음이 더 커집니다.

귀영이의 마음을 알고, 또 이해하면서 둘 사이의 우정에도 한 획을 긋게 되죠,

내가 잡는 실뱀장어

나에게 잡히는 실뱀장어

뱀장어가 되기 전에 명하에게 잡혀 목숨을 잃어버리는 실뱀장어의 생각을 하면서

하나의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나도 하마터면 실뱀장어 같은 인생이 될뻔했음을 말이지요,

큰 아들을 잃은 슬픔을 가지고 있는 아버지에게 더 큰 슬픔을 드리지 않기 위해 마음을 굳게 먹습니다.

어떠한 유혹에도 (형들, 귀영이, 길마트 아저씨) 가장 지켜야 할 점을 잊지 않기로 마음 먹습니다.

이전에 가졌던 승부감이나 부러움이 얼마나 덧없음도 알게 됩니다.

경험하지 못하면 알지 못하는 감정들을 명하는 알게 되는것이지요,

또한 소사천도 변하고 있었습니다.

방조제를 만들어 바닷물도 막고 소사천도 흐르지 못하게 막게 되니 자연스레 군문다리 밑으로 흐르던 강은 병든 노인처럼

누워만 있게 됩니다.

강은 흘러야만 강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그래야만 건강하고 생기있고 생산적인 강이지 않을까요?

지금도 4대강 사업으로 전국 곳곳에 강들이 시름시름 앓고 있습니다.

유유히 흘러가며 역사를 머금고 사람들의 추억을 안고 있는 강들이 아파하고 죽어가는 모습이 떠오르며

더이상 강이 강이 아니듯 사람이 스스로의 무덤을 파고 있는것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 강도 추억이 있을텐데,,

그   강에게 더이상 추억을 갖지 말라고 협박하는것 같아 강에게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 가득입니다.

마지막 아버지와 명하의 고개숙인 뒷모습이 현실의 속상함과 미안함을 대변하고 있는듯 합니다.

 

 

"이제 저기는 들어가지 마. 흐르는 물은 막히면 죽는 거여. 죽은 물에 몸 담그면 쓰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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