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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아들아 - 세상 모든 아버지에게 전하는 희망 메시지
마이클 J. 다이아몬드 지음, 이재석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아버지로 산다는 것이 요즘 처럼 서글프게 느껴지는 시대는 없어 보인다. 직장에서도 치이고 가정에서 까지 마땅히 존경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우리 나라의 전통적 가부장 제도 하의 아버지의 모습은 그야 말로 위풍 당당 했다. 하지만, 요즘 아버지들은 전통적인 위상과 그 위엄을 점점 잃어가고 있어, 왠지 모르게 점점 더 애처로워 보인다.
한동안 우리나라에 '부자 아빠' 열풍이 불어 닥친적이 있다. 요즘도 그 열풍이 완전히 식어버린 것은 아닌듯 하여 씁쓸한데, '부자 아빠' 열풍으로 가난한 아빠들 혹은 그저 평범한 수준의 경제력을 지닌 아빠들이 모든 면에서 무능력하게 비춰지고 아버지로서도 자격부족 내지는 미달 처럼 매도되어 버리던 때가 있었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자식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다양한 자질들 중 오로지 경제력 한 가지만 지나치게 강조되는 모습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참된 아버지가 지닐 수 있는 여러 가지 좋은 자질들에 대해 생각해 보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 준다. 그리고 막연히 느끼고 있던 남자의 일생, 즉 아버지로서 그리고 아들로서의 인생 여정에 대해 조금 더 보편적이고 학문적인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이 아들로서 겪었던 경험과 함께 역으로 성인이 되어 아버지로서 겪게된 양면적이면서도 통합적인 두 가지 역할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들을 이 책을 통해 담담하면서도 때때로 열정적인 모습으로 녹여 내고 있다. 여기더하여 저자 자신의 학문적인 연구 사례들을 통해 아버지와 아들이 맺는 매우 독특한 유대에 대해, 막연히 개인적인 경험과 감정을 나열 하는 것을 뛰어넘어 좀 더 학문적인 연구를 토대로 논리적인 전개를 하고 있다. 그래서 저자의 태도는 때로는 매우 이성적이며, 때로는 매우 감성적이다. 또한 어느 부분에서는 매우 열정적이고 어느 부분에서는 매우 냉철하다.
책의 제목을 통해 막연히 상상하고 기대했던 휴먼 다큐 형식의 이야기 전개와 달리, 다소 학문적인 분석과 연구 성과들에 기반을 두고 전개되는 방식이 다소 의외스러웠다. 신파조의 개인적인 경험들을 통해 독자의 눈물샘을 자극할꺼라는 나의 예상과 달리,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학문적으로 진지하게 파고든 점이 오히려 더 진솔하게 마음에 와 닿았다.
아들과 함께 놀아 주는 아버지, 더 큰 세상으로 안내하는 아버지, 정체성의 모델이 되어 주는 아버지, 감정 조절법을 가르치고 근면함 등의 인생 덕목들을 가르쳐주는 아버지, 멀리서 지켜보고 무한한 응원을 보여주는 아버지 등등 오늘날 잊혀져 버린 아버지의 다양한 역할과 자질들에 다시금 눈을 뜰 수 있게 되었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하는 성장과 상호 돌봄, 치유의 인생 여정이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어렴풋하게 나마 가슴으로 헤아려 졌다.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생각만큼 간단한 일이 아니며, 아주 정교하면서도 복잡한 과정과 단계들을 거쳐 형성된다는 것도 매우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더 좋은 아버지, 더 좋은 아들, 더 좋은 배우자가 되고자 하는 남자들은 물론이요, 남자의 일생과 그 안의 여러 고충들, 그리고 남자로서의 책임감과 그것으로 인한 인생의 무게을 좀 더 열린 마음으로 헤아리고자 하는 여자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는 책 이라 생각한다.